▲2020년 개설된 '아미 매거진'에 올라온 'BTS 아미들을 위한 스트리밍 가이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방탄소년단의 곡을 스트리밍하여 감상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아미 매거진은 비영리와 자발적 참여를 지향한다.
ARMY Magazine 캡처
2020년 내내 스탠의 활약은 계속됐다. 레이디 가가의 팬덤 '리틀 몬스터(Little Monster)'들은 신보 <크로마티카(Chromatica)>에 수록될 예정이었던 싱글 '스튜피드 러브(Stupid Love)'를 사전 유출시켰고, '스위프티스'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발표한 앨범 <포크로어(folklore)>에 대해 극찬하지 않은 음악 웹진 피치포크(Pitchfork)를 공격했다.
케이팝 팬덤은 2020년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 Lives Atter)'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케이팝 아티스트들에게 BLM 지지 선언을 요구했고, SNS 상 인종차별적인 메시지와 시스템을 공격하여 무력화시켰다. 이어진 6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개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경선은 케이팝 팬들의 백만 건 이상의 가짜 참석 신청과 조롱으로 엉망이 되었다.
글로벌 팬덤 '아미'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체계적인 조직 행동으로 오늘날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팝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과를 위해 자발적인 라디오 방송국 홍보와 효과적인 스트리밍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돈이 없어 음악을 듣지 못하는 아미들을 위한 기금이 조성됐다. 올해 설립된 비영리 웹진 아미 매거진(ARMY Magazine)은 영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의 5개 국어로 제공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 한국 아티스트 최초의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 쾌거를 차지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었다.
그러나 스탠의 커져가는 힘과 반대로 우려할 지점 역시 포착된다. 스탠의 주 행동은 앨범 구매, 싱글 구매 등 자본과 소비에 상당수 기초하고 있기에,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이들은 아티스트들의 행보를 직접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피치포크를 공격한 '스위프티스'처럼 건전한 비평 및 토론 문화 형성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역시 고민해야 할 숙제다.
스탠을 겨냥한 다양한 어뷰징(음원 시장 조작) 행태도 팽배했다. 2020년은 리믹스 편법, 라디오 방송국에 돈을 주고 방송 횟수를 늘리는 페이올라(Payola), 1달러 이하의 싱글 음반을 복수 제작하고 상시 할인을 지속하며 차트 순위를 올리는 싱글 덤핑 행위 등이 성행한 한 해였다. 유명 팝스타부터 무명 가수들까지 가리지 않고 적용된 이 편법은 유통사들의 행위임에도 팬덤 간의 경쟁과 갈등을 부기며 책임을 전가한다는 데서 향후 더욱 심각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