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잉넛, 데뷔 25주년!데뷔 25주년을 맞은 크라잉넛(왼쪽부터 아코디언 및 키보드 김인수, 드럼 이상혁, 베이스 한경록, 메인보컬 및 기타 박윤식, 기타 이상면)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그냥 즐거워서, 노는 거밖에 없었다. 출세하겠다 이런 게 없었다. 직업이 될 줄 몰랐다." (한경록)
"그날그날 공연하고 술 먹는 게 재밌어서 했다." (이상혁)
김인수를 제외하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네 멤버는 1993년 크라잉넛을 만들었다. 밴드의 결성까지 과정은 이랬다. 중학교 때 서로 모여서 테이프를 틀고 음악 듣던 걸 좋아하던 사인방 중 이상면이 먼저 기타를 샀다. 기타라는 새로운 악기에 신난 이들은 서로 돌려가며 치고 저가 앰프를 구해 옥상에서 연주하며 놀았다. 청소년의 놀이문화라는 게 오락실 외에 딱히 없었던 그때, 이들은 오락기 대신 음악을 갖고 논 것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그렇게 크라잉넛이란 이름의 밴드가 결성됐다. 이상면은 당시를 회상하며 "친구 생일이어서 라이브클럽에 가자고 해서 홍대 '드럭'이란 클럽에 갔다. 그 조그마한 클럽에서 어떤 팀이 공연을 하고 있더라. 너무 재밌어서 울 뻔했다"고 말했다.
'드럭'에서의 충격을 계기로 이들은 서로의 집에서 혹은 옥상에서 미친 듯이 공연을 펼쳤다. 그러다 고3 때 홍대 클럽에 갔다가 오디션을 보게 되면서 1995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홍대를 무대로.
"합주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이게 되네? 싶으니까 너무 신나더라. 초창기 때 실력이 부족해도 기죽거나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의식을 안 했다. 그땐 립싱크 문화가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저희에게는 살아 있지 않은 듯한 느낌이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리가 노래를 직접 하고 연주를 직접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당당하고 즐거웠다." (한경록)
그렇게 1996년에 첫 번째 앨범 <아워네이션>이 발매됐다. 한경록은 "대형 기획사도 아니고, 마케팅도 유통도 모르고, 그런 상황에서 결과물이 딱 나오니까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당시를 되짚었다.
펑크라는 장르로 유행을 선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