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 프로듀스X101 >, < 프로듀스48 >
CJ ENM
CJ ENM이 30일 '< 프로듀스X101 > 투표 조작 사태' 발생 5개월여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CJ ENM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 약속 ▲그룹 엑스원과 아이즈원의 활동 재개 ▲CJ ENM 측 수익 포기 및 기금 출연 등 후속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한 보상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반쪽짜리 해결책'이라는 지적을 야기하고 있다.
CJ ENM은 당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는 내용을 각 언론사에 통보한 뒤 오후 3시 이를 진행했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한 뒤 허리를 숙여 사과하는 등 그동안 보여왔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사과문 및 기자회견 일문일답을 통해 밝힌 CJ ENM의 입장은 대략 아래와 같다.
- 해당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수익금으로 300억원 규모의 음악 기금 및 펀드 조성해 사회 환원
- 그룹 엑스원, 아이즈원 활동 재개
- 피해 연습생에 대해 금전적 보상 및 향후 활동 지원 약속
- 시청자 위원회 설립해 프로그램 제작을 투명하게 하겠다
수혜 대상자는 사실상 CJ ENM 본인?
CJ ENM 기자회견에서 눈길을 모은 대목은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 조성을 통한 케이팝 지속 성장 및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 도모"다. 회사 측이 그동안 얻었고 앞으로 발생하는 이익을 내놓아 ▲작곡가 및 언더그라운드 창작 지원 ▲중소기획사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 ▲K팝 발전 위한 연구소 창설을 위해 쓰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현재 케이팝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CJ ENM이 오히려 수혜자가 될 수도 있는, 사실상 생색내기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후원하는 그룹 내 CJ 문화재단만 하더라도 올해 음악 분야 포함한 대중문화 신인창작자 발굴에만 이미 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CJ ENM 역시 중소 기획사 지분 투자 및 레이블 설립 등으로 아티스트 발굴 및 육성에도 오랜 기간 관여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기금 운용은 기존 CJ그룹 문화사업 연장선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Mnet은 'WE ARE K-POP'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K-CON 개최, 프로듀스 그룹의 해외 투어 진행 등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 왔다. 케이팝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명분 또한 자칫 CJ ENM의 해외 케이팝 사업의 체계적 분석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에 머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CJ ENM측은 기금 운용을 외부 기관 등에 밭겨 투명성을 확보하겠다지만 이 역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힘든 실정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CJ ENM 측이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알맹이는 쏙 빠진 미봉책에 불과하다. 특히 이날 질의 응답과정에선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전제로 앞으로도 오디션 프로를 통한 가수 제작을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까지 나오면서 일부에선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