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계선>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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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는 자신이 누군지 끊임없이 질문해 보지만 누구에게도 답을 듣지 못하고 살았다. 남들과 다른 외모는 염색체 결함의 문제라 치부하며 자기방어적인 성격을 보였다. 평생을 못생긴 괴물이란 생각에 괴로워하며 살아가던 수치심 가득한 인물이다.
반면, 자신과 비슷한 외모와 같은 흉터, 설명할 수 없는 냄새로 이끌린 보레는 차별과 분노를 그대로 표출하는 인물이다. 음산한 미소, 불편한 과시욕은 티나와 비슷해 보이나 뚜렷하게 다른 성향을 갖는다.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티나의 물음에 답해 줄 수 있는 유일함을 가졌으며, 잠자고 있던 티나의 본능을 깨우는 장본인이다.
티나는 인간이 아닌 트롤이다. 당연히 인간세계에서 다른 정체성으로 고통 받았다. 하지만 인간의 손에서 길러지며 윤리, 가치, 인간성을 획득한다. 때문에 보레의 폭력적인 행동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보레는 인간이 기생충처럼 모든 걸 써먹는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분노를 드러내며 복수를 꿈꾼다. 반면 티나는 상처로 뒤틀려버린 보레의 마음을 다스려보고자 했다. 너와 나, 여성과 남성, 인간과 트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경계는 무엇인지 곱씹게 된다. 인위적으로 만든 경계 (국경)는 넘을 수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가르는 구분 짓기와 평생을 일해도 넘볼 수 없는 계층을 꿈꾸는 소시민의 현실을 빗댄 우화처럼 느껴진다.
프레임의 안과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