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전후의 우리나라 광고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2002) 포스터, 레쓰비 커피 광고, 애니콜 휴대폰 광고
CJ, 롯데칠성, 삼성
1990년대는 혼돈의 시기였다. 전 세계 사람들은 21세기를 향한 공포와 환희,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맘껏 표출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계 복장을 한 박지윤과 장혁의 휴대폰 광고, "이 세상 커피가 아니다"라는 카피를 유행시킨 한혜진의 커피 광고 콘셉트 등 우리에게 익숙한 90년대의 (조금은) 유치한 상상력이 그라임스를 비롯해 신스 웨이브 같은 영미 인디 신의 자양분이라면 믿겠는가.
<블레이드 러너>(1982)와 <공각기동대>(1995)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곧 2020년을 바라보는 현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이러한 과거의 비관적 미래 구상으로부터 그라임스의 'We appreciate power' 같은 좋은 곡이 탄생했다. 흔히들 20세기 말의 감성을 촌스럽다고 여기지만 의외로 1990년대는 재발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세기가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 그 시절만의 독특한 문화는 한 번쯤 추억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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