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지 아니한가> OST 앨범 커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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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너는 좋지 아니한가, 바람에 흐를 세월 속에 우리 같이 있지 않나.
이렇게 우린 웃기지 않는가, 울고 있었다면 다시 만날 수 없는 세상에 우린 태어났으니까."
1998년 '조선 펑크'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완성된 연주력, 보컬 실력보다는 쓰리 코드 진행의 에너지 넘치는 원형 펑크로 등장한 크라잉넛. 데뷔 초 '말 달리자'의 "닥쳐! 닥치고 내 말 들어!"가 뿜어낸 젊은 패기를 지나, 어느덧 그들은 지친 나날의 피로를 털어줄 밝고 신나는 곡을 써낼 만큼 성숙했다.
곡은 2007년 영화 <좋지 아니한가>의 OST로 비교적 단조로운 도입을 거쳐 중, 후반부 활기 넘치는 펑크 사운드로 쉽고 재밌게, 마음껏 뛰어놀 바탕을 만들어낸다. 갖은 수사를 겹치지 않고 명쾌하게 적어낸 가사와 단번에 귀에 박히는 멜로디는 단연 이 곡의 백미. 너도나도 따라 부를 수 있는 선율에 빠져 노래하다 보면 어두웠던 창밖이 금세 밝아질 것이다. '말 달리자'가 응어리진 감정의 한 면을 터트려주고, 소프트록 '밤이 깊었네'가 취기 어린 어느 밤을 떠올리게 했다면 '좋지 아니한가'는 말 그대로 쾌활하고 유쾌한 크라잉넛식 위로주다.
오늘 하루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우린 좋지 아니한가!
4. 'Let it be' - 비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