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일디시 감비노의 'This Is America'를 '오마주'했다고 주장한 'Wannabe rapper'는 양비론적 가사와 의미없는 비판으로 얕은 수준을 드러냈다.
산이 유튜브 캡쳐
제리케이는 콜센터 직원, 일용직 노동자, 여성 등 다양한 소외받는 계층의 이야기를 오래도록 랩으로 풀어낸 래퍼다. '페미니스트'를 비판한 'No You Are Not' 역시 과거 자신이 발표한 'You are not a lady'의 편견적 가사를 반성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역시 산이를 디스한 슬릭 역시 남성 주류의 힙합 씬에서 혐오 단어 사용 금지를 외치며 페미니즘 이슈에 목소리를 내왔다.
반면 산이는 페미니즘은 커녕 남녀 갈등 상황에 별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논란이 많았다. 유명 래퍼 에미넴의 < The Marshall Matters LP >를 따라한 2013년의 < 'Not' Based On True Story >는 헤어진 연인에게 악담을 퍼붓고 자살하는 우스꽝스러움만 있었다.
2014년에는 피처링 가사에 '소라넷 스타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음은 물론, '나쁜 X' 역시 여성 비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17년 '여혐, 남혐, 일베, 메갈, 여당, 야당, 너, 나 / 모두 다 시끄럽다'라는 'I am me'는 스스로가 그런 사회 이슈를 말하기에 자격 미달임을 토로하는 꼴이다.
'페미니스트' 가사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산이는 발표한 해명 글을 통해 가사 한 줄 한 줄을 수능 지문처럼 해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잠잠한가 싶더니 지난 22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페미니스트와 6.9 댓글 리액션'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산이에게선 진지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곡 발표 전 가사에 대해 고민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