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시즌 현재 팀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이렇듯 두 팀 모두 포기할 수 없는 경우의 수가 남아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들은 남다른 집중력으로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보통 KBO리그 대부분의 시즌에서 포스트시즌 막차티켓 경쟁을 하는 팀들중 잔여경기 일정이 많았던 팀이 좋은 결과를 거둔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산술적으로야 승리를 많이 쌓을 수 있어 유리해보이지만 잔여경기 일정이 많다는 점은 그만큼 타팀에 비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불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승권 팀도 아닌 포스트시즌 경쟁팀 정도의 전력이라면 많은 경기 일정을 소화해내기엔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KIA와 롯데는 빡빡한 경기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시즌 중반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이들의 집중력은 잔여경기를 치를 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 육체의 피곤함을 정신력으로 극복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경기에서는 두 팀은 동시에 의미있는 승리를 따냈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전날 개천절에 열린 경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KIA의 경우 6위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20-5라는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선발투수로 에이스 양현종을 내세웠지만 이원석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대패보다 뼈아픈 것은 경기 이후 양현종과 이명기의 몸상태가 악화되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다는 점이다. 에이스와 리드오프를 동시에 잃은 KIA의 전망은 어두워 보였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롯데는 한화와의 맞대결에서 7-6 1점 차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 내용만 보면 KIA보다는 나아보이지만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었다. 롯데는 상대 선발이었던 '탈삼진왕' 샘슨을 공략하며 0-2로 뒤진 경기를 5-2로 뒤집었다. 하지만 뒤이어 나온 불펜투수가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실점을 해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패배도 패배지만 승리조 불펜인 구승민을 포함해 주요 불펜투수들이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승리를 내주었다는 점이 더 뼈아팠다.
시즌 중이었다면 두 팀은 이런 상황에서 좋지 않은 분위기를 끊지 못하고 대부분 연패를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가을을 향한 이들의 집념이 낳은 결과였을까. 뼈아픈 패배의 분위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KIA는 4일 경기에서 2위 SK의 에이스 김광현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챙겼다. 특히 이명기 대신 출전한 대수비 전문 요원인 유재신이 프로 통산 첫 홈런포를 김광현을 무너뜨리는 만루포로 장식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KIA 선수단의 집중력이 고조되었음을 증명한 한 방이었다.
롯데 역시 한화의 외인투수 헤일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추가했다. 팀 내 주력타자인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이 연달아 홈런포를 터뜨리며 1점 차 역전패의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했다. 올 시즌 대전에만 가면 경기가 꼬이며 역전패를 내주었던 '대전 징크스'를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날려버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