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연고지 부산의 상징과도 같은 동백 유니폼을 입은 송승준. 그는 롯데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 중 하나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투수 송승준.' 지난 10여 년간 KBO리그를 지켜 봐온 팬이라면 낯선 모습 중 하나다.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송승준은 KBO리그에서 거둔 통산 105승 중 무려 103승을 선발승으로만 기록한 투수이기 대문이다.특히 지난 2009시즌부터 올시즌까지 지난 10시즌 동안 총 86승을 선발승으로 신고했다, 같은 기간 KBO리그에서 뛴 우완 선발투수중 송승준보다 많은 선발승을 수확한 선수는 윤성환(105승)과 외국인 더스틴 니퍼트(97승)뿐이다. 선발투수 송승준의 존재감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 6월 14일 이후 송승준은 익숙했던 선발보직이 아닌 불펜투수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금요일 SK전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해 구원승을 기록하며 2015시즌 이후 3년 만에 구원승을 따내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선발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송승준이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까닭은 무엇일까? 여러 상황이 얽혀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팀 선발진의 미래를 위한 송승준의 결단으로 볼 수 있다. 롯데는 얼마 전부터 박세웅이 부상에서 회복하며 선발로 복귀를 신고했다.
외국인 듀오 듀브론트-레일리, 국내 선발 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노경은을 제외하면 박세웅, 김원중과 송승준이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자연스레 조성됐다. 하지만 만 38세 시즌을 보내는 베테랑 송승준은 후배들을 위해 통큰 양보를 택했다.
95년생인 박세웅과 93년생인 김원중, 또 현재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태지만 시즌 초반 선배들의 선발 공백을 메웠던 루키 윤성빈은 99년생이다. 이들 모두 10년 이상 선발진을 책임져야 할 롯데의 미래다. 송승준은 팀의 미래를 위한 기회 제공에 흔쾌히 동의하며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 롯데 송승준 최근 7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