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크 크레이지>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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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연애에는 '일상'이라는 것이 없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남은 여행이고 일탈이며, 일상으로의 복귀는 후유증으로 괴롭다. 연인의 친구들을 만나 함께 술을 마셔도 나는 이방인일 뿐이고 그들의 대화는 소설의 줄거리보다 멀게 느껴질 뿐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처럼 일상을 나눌 수 없는 관계는 지속되기가 힘들다.
서로에 대한 감정을 묻어두고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역시, 그 혹은 그녀여야만 해'가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주변인들도 상처를 받는다. 하나의 거대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만 해결되면 아무 문제없다고 젊은 연인은 생각한다. 그러나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다른 문제들이 생기고 해결하기는 점점 어려워진다. 미칠 듯이 사랑했던 시간이 지나고 뜨거웠던 순간은 추억이 되었을 때, 현재는 씁쓸해진다.
영화 <라이크 크레이지>는 2011년 제작돼 제27회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탄탄한 대본은 두 연인이 겪는 감정의 변화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면서 관객이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고 펠리시티 존스와 안톤 옐친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여기에 설득력을 더한다. 한국에서는 제작 7년 뒤에야 개봉하지만 2018년에 보아도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다. 미친 듯이 누군가를 사랑했거나,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오는 30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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