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V리그 여자배구 경기 모습 - 서울 장충체육관(2017년 11월 4일)
박진철
여자배구가 남자배구와 분리 독립한 첫 시즌부터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자배구 관련 이슈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 1명 보유와 트라이아웃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프로 스포츠의 흥행 지표인 TV 시청률과 관중수에서 올 시즌 여자배구가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배구가 평일에는 취약 시간대인 오후 5시에 경기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여자배구 인기가 급상승한 핵심 원인은 '김연경 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지난해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선전과 역대급 흥행, 그에 따른 국내 선수들의 대중적 관심도와 인지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FA·트레이드 등 선수 대이동을 통해 각 팀별로 국내 스타 선수가 고르게 분산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그에 따라 여자배구의 평일 경기 시간대를 남자배구와 동일하게 오후 7시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과 신생팀인 제7구단 창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여자배구 프로 구단과 고교 감독들은 이구동성으로 "올해 여자배구 신인 드래프트에 좋은 유망주들이 대거 나오기 때문에 지금이 제7구단 창단의 최적기"라며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여자배구 신생팀은 창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출하고 있다(관련 기사 :
여자배구 감독들 "프로 7구단 창단, 지금이 최적기").
신생팀의 기업 입장에서도 지금이 창단 직후 성적과 광고 효과가 가장 클 수 있다. 여자배구는 올해 세계선수권 출전이 예정돼 있고,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인기는 더 올라갈 여지가 많다. 때문에 KOVO가 여자배구 제7구단 창단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내 스타-국제대회 중요성 입증... 외국인 확대 반대론 탄력일각에선 '팀 수가 늘어나면 경기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신생팀 창단에 미온적이기도 하다. 실제 그런 논리로 지난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여자배구 프로 구단들이 일부 대기업의 신생팀 창단을 가로막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4년 동안 기존 구단에게 신인 선수들을 고루 배정해 주었지만, 경기 수준이나 전력 불균형 문제는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전력 불균형은 구단의 투자 부족, 감독의 능력 미달 등이 더 큰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신생팀 창단을 막은 결과 한국 배구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지고 있다. 고교 졸업 선수들의 프로 무대 진출 기회는 줄어들고, 기존의 좋은 선수들조차 뛸 자리가 없어 임의탈퇴와 자유신분선수 등으로 팀을 떠나는 사례가 속출했다.
최근 채선아·고민지의 '윈윈 트레이드' 이후 맹활약 사례에서 보듯, 지금도 각 팀에는 출전조차 못하고 있지만 다른 팀에 가면 훨훨 날 수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V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에서도 신생팀의 필요성과 존재 가치는 차고 넘친다.
반면, 외국인 선수 확대 논란은 반대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V리그 흥행에 국내 선수의 역할과 국제대회 성적이 훨씬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확대가 국내 선수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한국 배구의 국제경쟁력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과 우려가 많은 것도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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