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까칠남녀> '모르는 형님-성소수자 특집' 편.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전 총학생회장 김보미씨,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강명진씨,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 박한희 변호사.
EBS
지난 12월 25일과 1월 1일 방송된 EBS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모르는 형님'에 출연했다. 서울대학교 전 총학생회장 김보미씨,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강명진씨, 섹스 칼럼니스트 은하선씨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하여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눈 해당 방송의 간단한 후기를 이 자리를 통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역사적 사건'이 된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교육방송 EBS가 성소수자 특집을 다루었다는 사실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이 방송을 보고 즐거워하고 공감하며 힘을 얻었다. 이 방송을 통해 LGBT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사람도, 그 동안 몰랐던 성소수자에 대해 보다 이해하게 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반면 보수기독교 등 일부 사람들은 방송에 항의하며 규탄집회를 열고, EBS 로비를 점거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까칠남녀> 이전에도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룬 방송은 종종 있어 왔다.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해 한정지어 보아도 하리수씨를 비롯해 여러 트랜스젠더 연예인들이 예능, 드라마 등에도 출연했고 EBS에서도 이미 몇 차례 다큐멘터리에서 트랜스젠더 출연자의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다. 그럼에도 <까칠남녀>가 특히 화제가 되고 또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일상을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어떠한 전형적 모습에 갇히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라 본다.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이 겪는 대표적 차별의 현실은 바로 일상에서 지워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소수자는 TV속 연예인, 인터넷 속 가십거리 등 나와는 접점이 없는 어딘가 다른 존재로 인식하곤 한다. 그 결과 내 주변엔 성소수자가 없고 그래서 무슨 차별을 받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곤 한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3~7% 가량을 성소수자로 추정하는 해외의 여러 연구들에 비추어보았을 때, 우리가 학교에서 직장에서 거리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 중 성소수자가 한 명도 없을 확률은 사실상 0%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성소수자 역시 이 사회의 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