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폐막식 참석하는 김민희배우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지난 2월 제 67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기사수정 : 2022년 9월 23일 오후 3시]
한국 여성 배우 최초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 76세로 데뷔 57년 만에 청룡영화상 등에서 최고령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문희, 각종 신인상을 휩쓴 최희서 등 2017년은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 주목받은 한 해였다. 심지어 70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세 명의 여성 감독 중 두 명이나 본상을 받는 쾌거도 있었다.
이런 빛과 함께 어둠도 공존했다. 여전히 남성 영화인에 비해 여성 영화인의 쓰임이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제기된 '영화계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사건 당사자들이 각지에서 분투한 한 해이기도 했다. 빛에 대한 환호와 갈채가 충분했다면 어둠에 대한 관심은 일부 누리꾼들의 사실 왜곡과 함께 당사자들에게 상처가 되기도 했다. 2017년 세밑, <오마이스타>는 이 어둠에 주목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영화계 여성 관련 사건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교훈들을 정리해봤다.
① 남배우A 사건, 연예 매체가 본질 가렸다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남배우 A가 여배우 B에게 합의되지 않은 연기를 강압적으로 하며 불거진 '남배우A' 사건. 법원은 1심에서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에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강제추행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죄 판결이다. 판결 직후 양측은 기자회견을 자처했고, 이 과정에서 남배우는 '조덕제'라는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언론과 여론전에 적극 임했다.
<오마이스타>는 여배우B를 단독으로 만나 사건의 경위와 그의 심경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진흙탕 싸움 싫어 침묵했지만"'남배우A사건' 피해자 여배우B의 고백). B씨는 자신의 사례가 영화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성폭행·성추행 사례임을 강조했고 최대한 여론전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부언론은 재판과정에서 판단이 끝난 자료를 일부만 혹은 편집해 공개하며 양측의 공방전 구도를 만들었고(관련 기사:
"강제추행 부정 아닌데..." <디스패치> 취재 응한 전문가 반박),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게 하는 정보를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2차 피해 위험까지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