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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서현 "SM 떠난 이유, 제대로 말하고 싶다"

[인터뷰] 홀로서기 택한 '막내' 서현 "모험 두렵지 않아요"

17.12.01 17:06최종업데이트17.12.0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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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어리게만 보였던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이 홀로서기를 택했다.
언제나 어리게만 보였던 소녀시대의 막내 서현이 홀로서기를 택했다.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서현은 최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열두 살에 SM 연습생이 됐고 올해 나이가 스물일곱이니 무려 15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낸 곳이다.

그중 10년은 소녀시대로 살았다. 눈부시게 반짝였던 소녀시대 서현. 하지만 'SM'이라는 안락한 울타리를 벗어나, 그 빛에서 잠시 멀어지는 길을 택했다. 홀로선 서현의 첫 행보는 MBC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의 종영 인터뷰였다. 

지난 22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서현(서주현) 역시 특유의 경쾌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대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티파니, 수영, 서현 세 멤버가 SM과 재계약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언론과 직접 만난 첫 소녀시대 멤버. 언니들 뒤에서 보호받던 '소녀시대 막내'가 가장 먼저 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며 나선 것이다. 서현은 그간 소녀시대 멤버들이 말을 아꼈던 이유를 "조심스러워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팬분들이 얼마다 답답했겠어요. 죄송스러웠지만, 빨리 말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잘못 전달되거나, 제대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 엇갈리면 더 혼란을 드릴 수 있으니까요. 미래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각자의 소속사와도 함께 조율해야 하고요. 모두 같은 마음이었어요. 저는 이제 결정을 내렸고 정리가 됐으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서현은 특유의 경쾌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대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제 결정을 내렸고 정리가 됐으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서현은 특유의 경쾌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대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제 결정을 내렸고 정리가 됐으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SM 떠난 이유

열일곱에 데뷔해 어느덧 스물일곱이 됐지만, 서현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마냥 어리고 귀여운 '소녀시대 막내'에 머물러 있다. 서현은 잠시 이 이미지에서 멀어지고 싶어 했다. 오롯이 '인간 서주현'으로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다. 오랜 시간 머문 SM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SM이라는 좋은 환경에서, 소녀시대 막내로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20대 후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막내라는 이유로 보호를 받았어요.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그 '막내' 타이틀 안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 좋은 환경에 계속 안주하게 될까 봐 두려웠어요. 이제 다 내려놔 보고 싶었죠. SM을 떠났지만, 제가 소녀시대 막내라는 건 영원해요. 다만 이제 곧 30대잖아요. 제 자신을 더 돌아보고, 내 인생을 좀 더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서현에게는 '모범생', '애늙은이' 같은 이미지도 있다. 여기에는 반듯함, 똑부러짐 같은 긍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답답함, 융통성 없음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도 포함돼 있다. 서현은 일부분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달라졌다"고 했다.

"대중들에게 각인된 제 이미지는 6년 전 모습이에요. 그때의 저는 정말 그랬어요. 하지만 6년 동안 저는 변했고, 제 안에는 다른 모습들이 많이 있거든요. 달라진 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고정 예능 출연은 6년 전 <우리 결혼했어요>가 마지막이거든요." 

서현이 자기관리에 엄격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17살에 데뷔해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바쁜 스케줄만 따라다니다 보니, 개인 스케줄은 아무도 신경 써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스케줄'은 있었지만, '서주현의 스케줄'은 없는 생활. 스케줄에 휩쓸리다 보면 바로 이틀 전에 뭘 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날 때가 많았단다.

"정말 너무너무 바빴어요. 근데 제가 뭘 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산 건지 기억이 안 났어요. 다이어리를 펼쳐 봐도 온통 소녀시대 스케줄뿐이었죠. 이렇게 로봇처럼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살다가는 10년 뒤에도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내 안의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30분씩 책을 읽자, 징징대며 말하지 말자... 몇 년 지나다 보니 타이트했던 저만의 룰이 많이 풀렸어요. 스케줄처럼 정해두지 않아도 스스로 콘트롤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생기더라고요. 어느 순간 답답해진 부분도 있었고요. (웃음) 점점 밸런스를 찾은 것 같아요." 

 배우 서주현
배우 서주현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서현이 SM을 떠난 다는 건 꽤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것도 다른 소속사로의 이적이 아닌 홀로서기. 서현은 "도전과 모험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서현이 SM을 떠난 다는 건 꽤 놀라운 소식이었다. 그것도 다른 소속사로의 이적이 아닌 홀로서기. 서현은 "도전과 모험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각 잡힌 모범생 이미지에 '서현은 안정적인 방향을 추구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해서 다른 멤버들은 몰라도 서현이 SM을 떠난다는 것, 그것도 다른 소속사로의 이적이 아닌 홀로서기를 택했다는 건 꽤 놀라운 소식이었다. 서현은 이 이야기에 "도전과 모험을 좋아한다"며 웃었다. "일단 혼자 해보고,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땐 소속사를 찾아갈 수도 있다"면서.

"전 제가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해요. 내가 선택하고, 직접 가보고 해보고... 이번에도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어요. 쉽지 않겠죠. 막연한 두려움도 있지만, 지난 10년의 성과가 단지 좋은 환경 때문이었는지, 내 힘으로도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했어요. 물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고민하는 동안 불안함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래 이런 것도 겪어야 성장하지!'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소녀시대 막내', 아니 서주현

서현은 "소녀시대 이름에 먹칠하지 않게 잘 살겠다"고 했다. 소녀시대는 서현에게 있어 영원히 함께할 이름. 소녀시대는 떠나게 됐지만, 멤버들을 향한 애정도, 그룹을 향한 책임감도 여전했다.

"제가 MBC <도둑놈, 도둑님> 촬영하고 있을 때, 수영 언니도 MBC <밥상 차리는 남자>에 출연했잖아요. 저희는 금토, 언니는 목금 세트 촬영이었는데, 촬영 겹치는 금요일이면 위층 아래층 오가며 서로 놀러 가고 보고 그랬어요. 윤아 언니도 제 드라마 모니터해주면서 응원도 해줬어요. 첫방송 하는 날에는 멤버들이 단체 카톡창에 TV 화면 찍어 올리면서 '보고 있다', '잘하고 있어', '의상 그거 입지마' 해주기도 하고요. 지겹도록 붙어있었는데, 이렇게 떨어지고 시간을 갖게 되니까 더 애틋하더라고요. 사실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못 느꼈는데. (웃음) 이제는 정말 친언니들 같아요."

홀로 선 서현은 당분간 배우로서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아직 배우로서 시작 단계인 만큼 가수와 배우를 오가기보다는 연기에 집중하며 배우로서 자리 잡고 싶다고. "뮤지컬 <맘마미아>할 때 너무 즐거웠다"면서, 좋은 기회가 오면 뮤지컬 무대에도 꼭 다시 서고 싶다고 했다. 할 수 있는 것만큼이나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데뷔할 때는 욕심이 더 많았어요. 꿈도 많았죠. 하고 싶은 것 투성이였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달려왔어요. 그래서 지난 10년을 돌아봐도 크게 후회되는 일은 없어요. 하지만 이젠 그렇게 안 살려고요.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요. 이젠 여유를 좀 가져보려고요." 

 홀로 선 서현은 당분간 배우로서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또, 너무 바쁘고 숨 막히게 살아온 지난 10년과 달리, 이젠 여유를 좀 갖고 싶다고 했다.
홀로 선 서현은 당분간 배우로서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또, 너무 바쁘고 숨 막히게 살아온 지난 10년과 달리, 이젠 여유를 좀 갖고 싶다고 했다.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인터뷰 끝자락에, 지난 10년 동안 변함없이 지지하고 사랑해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는지 물었다. 서현은 마치 준비해온 편지를 읽듯, 조근조근 자신의 마음속 말들을 꺼냈다. 

"매 순간 가족보다 더 뜨겁게 사랑해주고, 늘 곁에 있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팬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저희가 10년 동안 소녀시대로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팬분들은 저희 자신보다 저희 생각을 더 많이 해주세요. 기쁜 일은 저희보다 더 기뻐하고 슬픈 일은 저희보다 더 슬퍼하죠. 그런 사랑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어요. 

팬분들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꾸준할 거라 생각해요.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살아야죠. 저희 삶에 있어 정말 소중한 분들이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함께 10대, 20대 시절을 보냈고, 앞으로 30대 40대도 같이 나이 들어갈, 내 삶의 동반자들이에요. 그분들께 더 자랑스러운 아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인간 서주현도 열심히 책임감 안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하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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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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