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은 특유의 경쾌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제대로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제 결정을 내렸고 정리가 됐으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써브라임 아티스트 에이전시
SM 떠난 이유 열일곱에 데뷔해 어느덧 스물일곱이 됐지만, 서현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마냥 어리고 귀여운 '소녀시대 막내'에 머물러 있다. 서현은 잠시 이 이미지에서 멀어지고 싶어 했다. 오롯이 '인간 서주현'으로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다. 오랜 시간 머문 SM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SM이라는 좋은 환경에서, 소녀시대 막내로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20대 후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막내라는 이유로 보호를 받았어요.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그 '막내' 타이틀 안에 머무르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 좋은 환경에 계속 안주하게 될까 봐 두려웠어요. 이제 다 내려놔 보고 싶었죠. SM을 떠났지만, 제가 소녀시대 막내라는 건 영원해요. 다만 이제 곧 30대잖아요. 제 자신을 더 돌아보고, 내 인생을 좀 더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서현에게는 '모범생', '애늙은이' 같은 이미지도 있다. 여기에는 반듯함, 똑부러짐 같은 긍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답답함, 융통성 없음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도 포함돼 있다. 서현은 일부분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달라졌다"고 했다.
"대중들에게 각인된 제 이미지는 6년 전 모습이에요. 그때의 저는 정말 그랬어요. 하지만 6년 동안 저는 변했고, 제 안에는 다른 모습들이 많이 있거든요. 달라진 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고정 예능 출연은 6년 전 <우리 결혼했어요>가 마지막이거든요." 서현이 자기관리에 엄격했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17살에 데뷔해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바쁜 스케줄만 따라다니다 보니, 개인 스케줄은 아무도 신경 써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 스케줄'은 있었지만, '서주현의 스케줄'은 없는 생활. 스케줄에 휩쓸리다 보면 바로 이틀 전에 뭘 했는지도 기억이 잘 안 날 때가 많았단다.
"정말 너무너무 바빴어요. 근데 제가 뭘 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산 건지 기억이 안 났어요. 다이어리를 펼쳐 봐도 온통 소녀시대 스케줄뿐이었죠. 이렇게 로봇처럼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살다가는 10년 뒤에도 계속 이렇게 살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내 안의 규칙을 정하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30분씩 책을 읽자, 징징대며 말하지 말자... 몇 년 지나다 보니 타이트했던 저만의 룰이 많이 풀렸어요. 스케줄처럼 정해두지 않아도 스스로 콘트롤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생기더라고요. 어느 순간 답답해진 부분도 있었고요. (웃음) 점점 밸런스를 찾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