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리스>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가 택했다.
wildbunch
될 성싶은 영화들, 그러니까 유명 감독과 기대주들의 작품은 이른바 사전구매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마켓 중 하나라는 칸 마켓에선 갈수록 살 작품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지난 5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마켓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단 침체했다는 게 여러 관계자의 증언이었다.
경쟁 부문 진출작만 놓고 보면 올해도 선 판매 된 작품이 여럿 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 미카엘 하케네 감독의 <해피엔드>, 나오미 가와세 감독의 <히카리> 등이 그 예다. 세 작품 모두 수입사 그린나래미디어가 사전 구매했다(<원더스트럭>은 CGV 아트하우스 공동구매). 참고로 그린나래미디어는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평론가들의 높은 평점을 받은 <토니 에드만> <패터슨>도 사전 구매하거나 현장 구매해 국내에 들여온 곳이기도 하다.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한 결과 올해 수상작들의 수입 여부가 어느 정도 결정됐다. 심사위원상을 받은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와 여우주연상을 받은 파티 아킨 감독의 < In The Fade >는 그린나래미디어가, 각본상에 빛나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 The Killing Of A Sacred Deer >는 수입사 오드가 각각 들여온다.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스틸 사진.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직접 배급할 전망이다.
Focus Features
린 램지 감독의 < You Were Never Really Here >는 콘텐츠게이트가 구매했다. 해당 작품은 남우주연상과 각본상 등 2관왕에 올랐고,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아 주목도가 높았다. 감독상을 받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은 글로벌 배급사인 유니버설이 직접 국내에 풀 예정이다.
다만 가장 큰 상인 황금종려상, 그리고 차위 격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두 작품 모두 수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더 스퀘어>는 최고상에 빛나긴 하지만 국내 수입사에서 쉽게 구매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작품성은 좋지만, 국내에서 흥행할지는 미지수라 다들 적극적으로 사려고 하진 않았다"고 귀띔했다.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로빈 캉필로 감독의 < 120 Battements Par Minute >도 수입사가 파악되지 않았다.
사자 경쟁
▲독특한 액션이 돋보였던 영화 <주피터스 문>의 스틸 사진. 엣나인 필름이 구매했다.
Kornel MUNDRUCZO
수상작 외에도 각 수입사의 성향에 따라 경쟁부문 영화들이 각각 구매가 나뉘었다. 사프디 형제의 <굿 타임>과 미셸 하자나비시우스의 < Redoubtable >은 영화사 더 쿱이 구매에 성공했다. 이 중 후자는 장 뤽 고다르의 전기를 다룬 작품이라 현지에서도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다.
이미 황금종려상 등 칸에서 여러 상을 거머쥔 바 있는 거장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해피엔드>는 앞서 언급한 그린나래미디어가 들여오며, 수직 강하와 신선한 액션 장면이 특징인 <주피터스 문>은 엣나인 필름이 구매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 Amant Double >은 영화사 찬란이 산 거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의 < A Gentle Creature >도 국내의 한 수입사에 팔렸다. 현지 평론가들에게 혹평을 받은 자크 드와이옹 감독의 <로댕>은 국내 수입사들 사이에서도 외면받았다. 아직 구매 이력이 없다.
이 밖에 이른바 프랑스 극장연합회 논란에 휩싸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노아 바움백 감독의 < The Meyerowitz Stories >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직접 전 세계 사용자들에게 공급하는바 수입사들의 구매 대상은 아니었다.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프랑스에서 이미 지난 6월 초 개봉했고, 국내에도 오는 7월 6일 개봉한다.
칸 영화제 마켓 달군 최고가 작품은? |
예술성을 논하는 경쟁작과 달리 상업영화 거래에서 올해 칸영화제 마켓은 다소 활기가 떨어졌다는 게 여러 관계자들의 말이었다. "사고 싶은 작품은 이미 팔렸고, 마켓 첫날부터 분위기가 뜨겁진 않았다"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수입 영화들이 잘 흥행되지 않는 현실도 있어 쉽사리 구매하지 않는 면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올해도 어김없이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엣지 오브 투모로우>로 유명한 더그 라이만 감독의 <카오스 워킹>이다. 베스트셀러 작가 패트릭 네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150만 불(약 17억 원)을 주고 구매했다. 애스킹 프라이스(asking price, 제작사가 원하는 가격)는 200만 불이었으나 다른 작품을 패키지로 사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또 전편을 새롭게 리부트 한 걸로 알려진 <헬보이3>는 우성엔터테인먼트에서 80만 불(약 9억 원)을 주고 들여온다. 톰 하디가 전설의 갱스터 알카포네 역을 맡으며 화제작으로 떠오른 <폰조>는 스톰픽쳐스코리아가 꽤 고가에 구매했다는 소식.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공유하기
칸이 열광한 이 영화들, 한국에서도 볼 수 있을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밴드
- e메일
-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