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2>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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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익숙한 오프닝이 등장한다. 스즈키 츠네키치의 <추억>이라는 노래를 배경으로 도쿄 신주쿠 야경이 그려진다. 이어 도쿄 뒷골목에 아직도 저런 곳이 있을까 싶은 좁고 허름한 골목이 보이고, 밤새 영업한 후 아침이면 문을 닫는 작은 '심야식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식당의 유일한 메뉴,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을 만드는 모습도 나온다. 지난 9년간 아시아 시청자를 사로잡은 동명의 TV 시리즈와 같은 오프닝(구체적인 장면은 시즌마다 조금씩 다르게 변주되지만)이다.
"할 줄 아는 건 뭐든 만들어준다"며 음식을 내오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마스터(고바야시 가오루)의 존재도 여전하다. 그는 위로를 주고 다시 기운을 내게 하는 음식도 만들어주지만, 때로는 고쿠레(오다기리 조)와 힘을 합해 실질적인 도움도 준다. 오는 8일 개봉하는 <심야식당2>에는, TV 시리즈에 나왔던 단골손님들도 여전히 볼 수 있고, 극장판 전편에 나왔던 미치루와 여 사장도 출연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동명의 만화 원작인 <심야식당>은 9년째 일본에서 TV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 40편의 드라마가 제작됐고, 2편의 영화가 개봉됐다. 한국에선 TV 드라마는 물론 연극과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영화는 드라마와 다른 점도 눈에 띈다. TV 시리즈에선 식당의 2층이 나오지 않지만, 영화에선 나온다. 남자의 배신으로 노숙 소녀로 전락해 거리를 헤매던 미치루(다베 미카코)가 마스터의 제자가 돼 머무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단골 경찰들이 잠복하며 스키야키를 먹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영화 1편에선 마스터가 테라스에서 빨래를 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가 사는 집이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재밌는 것은 이번 영화에서 마스터의 캐릭터 변화가 살짝 시도됐다는 점이다. 그는 그간 비밀스러운 과거를 지닌 듯한 과묵하고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러나 여 사장(요 기미코)과의 로맨스가 펼쳐지는 장면에서 엉뚱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개인적인 이력이 드러나는 신(Scene)이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