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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전5기' 류현진, 2년 8개월 만에 감격 복귀승

[2017 메이저리그] 1일 필라델피아전 5.1이닝 9K 1실점 호투, 다저스 5-3 승

17.05.01 09:41최종업데이트17.05.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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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4전5기 끝에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따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5.1이닝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다저스가 5-3으로 승리하며 류현진은 4연패 끝에 시즌 첫 승을 챙겼다. 2014년9월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무려 2년 8개월, 973일 만에 따낸 승리다.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던 류현진은 16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짠물 투구를 선보이면서 평균자책점을 4.05로 낮췄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LA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3호 홈런을 터트렸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과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류현진은 구속이 나오지 않은 경기에서도 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호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구속이 나오지 않은 경기에서도 9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호투를 선보였다.LA 다저스

3타자 연속 출루 허용 후 집중력을 되찾은 '코리안 몬스터'

다저스는 전날 2-5에서 6-5로 대역전승을 거두는 대단한 경기를 만들어냈다. 다저스는 2-5로 뒤진 9회 필라델피아 마무리 헥터 네리스를 상대로 야시엘 푸이그, 코디 벨린저, 저스틴 터너가 3타자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2사 1,2루에서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팀이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5번째 첫 승 도전에 나섰다.

빅리그 진출 후 언제나 경기 초반에 약한 면을 보였던 류현진은 이날도 1회 실점으로 시작했다. 지난 4월25일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멋진 홈송구로 류현진에게 큰 도움을 줬던 푸이그의 수비가 다소 아쉬웠다. 류현진은 1회 세자르 에르난데스에게 3루타, 프레디 갈비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특히 에르난데스의 3루타는 조금 더 집중했다면 푸이그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올 시즌 류현진에게 가혹하기만 했던 다저스 타선은 1회말 곧바로 동점을 만들어주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다저스는 1회 앤드류 톨스의 2루타와 벨린저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3루 기회에서 터너의 적시타로 가볍게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계속된 무사 1,2루의 기회에서 곤잘레스가 삼진, 푸이그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대량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1회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고생한 덕분에(?) 류현진은 2회 하위 타선을 상대로 편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2회 단 11개의 공으로 필라델피아의 7,8,9번을 가볍게 처리하며 투구수를 절약했다. 그리고 다저스는 2회말 공격에서 2루수로 선발 출전한 크리스 테일러의 솔로 홈런으로 류현진에게 시즌 첫 리드를 안겨줬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어진 키케 에르난데스의 2루타와 류현진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3루 기회에서 추가득점을 놓쳤다.

류현진은 3회에도 2사 후 대니얼 나바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필라델피아의 4번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두 타석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다저스는 3회말 공격에서도 2사 2,3루의 기회를 놓쳤지만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전혀 흔들리지 않고 삼진 2개를 곁들이며 가볍게 4회를 막아냈다. 류현진은 1회 세 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한 후 4회까지 13명의 타자를 상대로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호투를 이어갔다.

최근 2경기 1.59 짠물 투구, 선발 경쟁 물러나지 않는다

류현진은 4회말 공격에서 1사 후 타석에 나와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하지만 톨스가 잡아당긴 타구가 선상에 있던 1루수 정면으로 갔고 필라델피아의 1루수 토미 조셉이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로 송구하면서 그대로 병살로 처리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2루에서 슬라이딩까지 하면서 최선을 다해 주루플레이를 했지만 류현진의 발이 공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이닝이 끝날 때까지 주루플레이를 하며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일까. 류현진은 5회 선두 타자 카메론 러프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닉 피베타가 번트 자세를 취하는 사이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의 빠른 견제구로 2루주자 러프를 잡아내며 주자를 지워 버렸다.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피베타를 삼진, 에르난데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다저스는 6회 류현진이 선두 타자 갈비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이어진 나바를 삼진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지만 마운드에 올라온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곧바로 두 번째 투수 세르지오 로모를 호출했다. 결국 류현진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동점 주자를 남겨둔 채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로모가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마치면서 류현진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다저스는 6회말 공격에서 2사 후 톨스의 3점 홈런으로 스코어를 5-1로 벌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 줬다. 류현진이 등판한 4경기에서 단 5점을 뽑았던 다저스 타선은 이날 하루에만 5점을 지원하며 류현진의 승리를 도왔다. 다저스는 로모에 이어 7회 루이스 아빌란, 8회 페드로 바에즈, 9회 그랜트 데이튼, 켄리 잰슨을 차례로 투입해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냈다. 다저스는 개막 후 최다인 4연승 행진을 달렸다.

류현진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세 타자 연속으로 출루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빠르게 집중력을 회복하며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비록 투구 이닝은 앞선 두 경기보다 조금 줄었지만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내며 홈팬들 앞에서 시원스런 투구를 선보였다. 류현진의 탈삼진 9개는 지난 4월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7개)을 넘어서는 올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100% 출루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4월 내내 잠잠하던 류현진이 5월의 시작과 함께 시즌 첫 승을 챙겼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다. 최근 다저스 선발 투수들의 호투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류현진이 지난 2경기에서 11.1이닝 2실점(평균자책점 1.59) 호투를 선보이면서 로버츠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 거리를 던져줬다. 아직 다음 등판이 보장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호투가 이어진다면 로버츠 감독도 결코 류현진을 쉽게 선발진에서 제외시킬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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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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