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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고친 임창용, 운전은 속도가 아니라 면허

WBC 전지훈련 중 무면허 운전... 야구선수 도덕불감증 논란

17.02.22 09:17최종업데이트17.02.2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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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오전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훈련에서 임창용이 투구 동작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훈련에서 임창용이 투구 동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야구대표팀에 차출 중인 투수 임창용(기아)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교통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 임창용은 현지에서 직접 운전을 하던 중에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를 일으켰다. 다행히 가벼운 충돌로 인명피해는 없었고 임창용 본인이 직접 사고를 낸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로서 사고 당시 주정차가 금지된 위치에 정차한 책임을 물어 쌍방과실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임창용이 사고 당시 운전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음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있는 임창용은 당시 현지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했지만, 시간이 흘러 사고 당시에는 갱신 기한을 이미 넘긴 상태로 알려졌다. 단순히 착오에 의한 과실인지, 의도적인 부주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무면허 운전을 했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만일 국내에서였다면 벌금을 넘어 실형으로까지 이어질수 있는 사건이다.

임창용 사건은 외신에서도 이미 널리 보도됐다. 임창용이 활약했던 일본이나, WBC 1라운드에서 한국과 대결을 앞둔 대만 언론 등은 임창용 사건을 비중있게 다루며 한국 대표팀의 선수발탁 논란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도 임창용 사건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했다.

이유야 어찌됐던 국가대표 선수가 중요한 대회를 코앞에 두고 그것도 외국에서 사고에 연루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최고참이자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맏형'이 보여줘야 할 처신과는 전혀 거리가 먼 국제망신이었다.

오승환 원정도박 등 야구선수 물의 끊이지 않아

대표팀은 이미 임창용 사건이 아니더라도 너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강정호(피츠버그)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추가로 상습적인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되며 면허 취소와 함께 올시즌 소속팀 스프링캠프도 참여하지 못하고 현재 국내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신세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메이저리거로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5년 원정 도박 파문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와 아직 이수하지 못한 KBO 징계로 인하여 대표팀 발탁을 두고 자격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임창용은 오승환과 함께 바로 해외원정도박 파문 당시 함께 처벌을 받았던 '동반자'였다. 그나마 오승환과 차이점은 이미 KBO 징계를 모두 이수했기 때문에 이번 대표팀 발탁을 둘러싼 문제제기는 없었다는 정도다. 하지만 자신도 과거 한국야구계에 큰 물의를 일으켰다가 겨우 복귀하고 말년에 대표팀까지 발탁된 만큼 베테랑으로서 더욱 자중하고 처신을 조심했어야 했다.

야구계는 지난해부터 유명 선수들이 관련된 음주운전, 불법도박, 승부조작, 음란행위, SNS 파문 등 각종 구설수로 몸살을 앓았다. 아무리 야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경기장 밖 사생활과 인성이 깨끗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건들이다. 야구계가 부와 인기에 도취되어 '도덕불감증'에 젖었다는 비판 여론이 급격히 높아졌다.

불과 최근까지만 해도 오승환이나 강정호 때문에 대표팀이 얼마나 곤란한 지경에 놓였는지 바로 눈앞에서 지켜봤을 임창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켰다. 사고의 경중을 떠나 프로야구 선수이자 국가대표로서 기본적인 개념이 부족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김인식 감독과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어쨌든 대표팀 선수관리는 코칭스태프의 책임이다. 가뜩이나 오승환 문제를 비롯하여 선수발탁을 두고 유독 잡음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국가대표의 '기강 해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더 악화시킨 꼴이 됐다.

임창용은 일단 현지에서의 처벌과 별개로 KBO에서도 징계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설상가상 임창용이 정상적으로 WBC 대표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근 어깨 통증으로 중도하차한 임정우(LG)와 마찬가지로 임창용 역시 정상적인 실전피칭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험 많은 베테랑을 신뢰하는 김감독의 성향상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이번 사태로 임창용은 졸지에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다.

임창용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번 WBC는 마지막 대표팀 승선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2009년 WBC 준우승 당시 스즈키 이치로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우승을 놓친 한을 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게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과연 김감독이 오승환에 이어 임창용마저 끝까지 감싸안고 데려가는 무리수를 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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