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포스터
SBS
시청률의 여왕, 흥행 불패의 신화 김수현 작가가 주특기인 가족극을 들고 복귀했지만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너무 조용한 반응이 문제였다. 회당 1억에 가까운 '최고 대우'를 받는 천재작가 김수현의 이름값이 허망해지는 순간이었다. 결국 <그래 그런 거야>는 조기 종영을 당하는 수모를 맛보았다. 제작진은 시청률 때문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드라마의 인기가 조기 종영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속의 김수현 화법은 그의 과거 가족극의 특징을 그대로 답습한다. 최소 삼대가 모여 사는 집안, 그 안에서 어른과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함께 사는 파격적인 가족 형태도 선보였지만, 공감대는 놓쳤다. 그것은 보편적인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에 다름없었다.
드라마 안에서 어른과 자녀들의 입장을 규정하려는 강박관념이 느껴진다. 자녀들은 아무리 부당해도 어른들을 존중해야 하고 어른들 역시 포용력과 관용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지점. 물론 교과서적인 이 태도 자체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실과 부대끼며 여러 감정이 섞여 있는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고찰을 좀 더 심오하게 파고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더는 삼대가 함께 사는 집을 찾기 힘들고, 가족의 울타리는 때때로 든든하기보다는 짐이고 상처다. 그런 현실적인 이야기가 들어가지 못한 <그래 그런 거야>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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