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뭄바이의 왕영화에 나오는 가타파티 신의 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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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도영화는 발리우드 스타일 영화가 아니며,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는 영화도 아니다. 다만 라훌과 아바즈의 별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여주고, 이들의 가정환경을 보여주고, 나아가 힌두교 신 가나파티를 기리는 축제를 배경으로 이들이 살고 있는 도시 뭄바이의 일면을 보여준다.
물론 여기에는 아름다운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암울해 보이는 이야기도 있다. 대부분 인생이 그러하듯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영화의 시선은 따뜻하고 낙관적이다. 악동 짓을 하는 두 아이의 기특한 면을 놓치지 않는다거나, 폭력적이거나 무책임한 어른들을 보여주는 한편 이를 말리고 아이들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다른 어른들의 모습까지 함께 보여주는 식이다.
즉 앞서 언급한 논픽션 <안나와디의 아이들>은 빈민촌 사람들이 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책이었지만, 이 영화는 이들 사회에 공동체정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라훌의 집보다 더 곤궁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아바즈의 어머니는 라훌에게 밥을 먹이고 잠자리를 제공해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 거리에서 라훌의 어머니를 때리려는 아버지를 본 한 아주머니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호되게 나무란다.
이 영화가 묘사하는 두 아이의 일상이 안타까우면서도 낙천적으로 보이는 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빈한한 삶 속에서도 아이들은 착한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고, 공동체가 조금 더 노력한다면 이들을 잘 자라게 할 수 있다는 믿음 혹은 기대가 이 영화 전반에 걸쳐 녹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와디의 아이들>이 이야기한 것들을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뭄바이의 왕>이 보여주는 것들은 그 논픽션의 저자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담아낸 것일 뿐, 기본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민촌 아이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