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부엉부엉>의 한장면
찬란
내성적인 성격의 로키(람지 베디아 분)는 마치 투명인간 같은 남자다. 동네에서나 직장에서나 고양이보다도 못한 존재감으로 없는 사람 취급 당하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잠에서 깬 로키는 자신의 집 거실 소파 위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한 부엉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그는 주위에 이 사실을 알리지만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고, 심지어 직접 부엉이 탈을 쓴 채 밖에 나서도 시선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풀 죽어 있던 로키 앞에 팬더 탈을 쓴 수수께끼의 여자가 나타나면서 그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된다.
영화 <사랑은 부엉부엉>은 현실과 판타지가 교묘하게 뒤섞인 작품이다.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가 도심 주택 안에 살림을 차렸다는 설정은 말할 것도 없고, 주인공 로키를 향한 주변의 태도가 무시를 넘어 무감각으로까지 보이는 것도 그렇다. 영화의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 판타지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그 경계가 모호하다. 모든 장면이 좀 우스꽝스러운 현실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죄다 하룻밤 꿈 속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