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넷째 주 LG의 선발 라인업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수비 위치도 자주 바뀐다. LG의 올 시즌 최대 히트 상품 채은성은 넥센과의 주중 3연전에는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는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채은성은 포수와 내야수 등을 거쳐 외야수로 전환한 선수다. 주 포지션인 우익수 수비가 향상되기는 했으나 완성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익수로 나선 채은성은 주말 3연전에서 타구 판단에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이 나왔다. 주 포지션이 아닌 탓인지 그는 주말 3연전에서 10타수 2안타 0.200의 타율에 그쳤다. 경기 도중 포지션 변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흔하다.
승리를 거둔 다음날 경기에서는 선발 라인업을 유지하는 프로야구 감독이 많다. 익숙함을 바탕으로 좋은 감각과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의도이다. 하지만 최근 LG는 어쩌다 승리한 다음날에도 선발 라인업이 바뀐다. 이쯤 되면 선발 라인업 변화로 인해 혼란함을 느끼는 것이 상대 팀이 아니라 LG 선수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LG의 팀 타율은 0.284로 리그 9위, 득점권 타율은 그보다 낮은 0.272로 역시 9위이다. 올 시즌 팀 타율과 득점권 타율이 저조하며 잔루가 많아 득점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잦은 타순 변화와 무관하진 않아 보인다.
1번 타자는 단순히 첫 번째 타자는 아니며 4번 타자 또한 그저 네 번째로 나오는 타자가 아니다. 해당 타순에는 제 각각의 역할이 기대된다. 리틀 야구 시절부터 선수들은 이에 대해 귀가 닳도록 듣고 배운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조차 타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현재 LG에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 타자들이 많다. 타순이 고정되어 특정한 역할이 반복적으로 부여되면 1군에 정착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반면 타순 고정은 둘째 치고 전날 맹타를 휘둘러도 이튿날 선발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들의 성장이 지체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단지 많은 선수들에게 출전 경험을 부여했다고 해서 리빌딩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유망주 중에서 옥석을 고르는 것은 타자의 선구안에 비견할 수 있는 감독의 눈이자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