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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두산-SK의 외나무다리 승부

16.04.25 11:55최종업데이트16.04.2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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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라이온즈파크 2016시즌 첫 홈런 지난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개막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 3회초 1사 주자 1루 때 두산 양의지가 우중월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양의지, 라이온즈파크 2016시즌 첫 홈런지난 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개막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 3회초 1사 주자 1루 때 두산 양의지가 우중월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1위 두산 베어스와 2위 SK 와이번스가 26일부터 잠실 주중 3연전에서 만난다.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이다. 두 팀의 승차는 2게임이다. SK는 3위 넥센히어로즈와 2.5게임차로 3위와 9위와의 승차는 1.5게임이니 두산과 SK의 2강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번 맞대결을 통해 어쩌면 진정한 강자가 가려질 수 있다. 결과에 따라 1-2위의 자리가 바뀌거나 두산이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 1위로 치고 올라가게 된다.

두산 - 김현수의 공백 무, 백업 선수의 반란

두산은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려가 많았다. 가장 큰 부분은 FA 신분을 얻어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로 이적한 좌익수 김현수의 공백. 김현수는 2012년(2할 9푼 1리)을 제외하고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서 모두 3할 이상을 기록했고 골든 글러브도 3번이나 수상한 국내 프로야구(KBO) 대표 좌익수이다. 작년에는 팀의 4번 타자를 책임지기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현수의 이름이 전광판에 있고 없고는 크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김현수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가 1할대 타율로 부진하지만 화수분 야구를 대표하는 팀 답게 '만년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터지고 있다.

오재일은 최근 2경기 체력 안배 차원에서 경기에 뛰지 않은 탓에 규정 타석에는 못 미치지만 타율 4할 8푼 9리로 팀내 1위이다. 작년 144경기 중 66경기 출장에 불과했지만 2할 8푼 9리, 14개의 홈런을 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산의 팀 사정상 많은 경기에 중용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역시 시작은 오재일에게 좋지 않았다. 개막 후 4경기에서 교체 출장으로 경기 막판 수비만 소화했다. 그리고 첫 선발 경기였던 4월 7일 NC전에서 4타수 3안타로 무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올 시즌은 19경기 중 16경기에서 3홈런으로 최다 출장과 함께 커리어 하이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김재환도 적지 않은 기회 속에서 놀라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8경기에서 19타석만 소화했지만 벌써 홈런이 4개다. 특이한 점은 모두 한화를 상대로 기록했다는 것이다. 김재환은 포수로 지명을 받아 두산에 입대했지만 양의지, 최재훈 등이 버티고 있는 포수 왕국 두산에서 출전하기 조차 힘들었다.

훌륭한 타격 재능을 활용하기 위해 1루 전향을 시도했지만 지난 시즌에 불안감을 노출하며 48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좌익수 수비도 연습했다. 아직까지 지명타자로 주로 나왔지만 쓰임새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김재환도 오재일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도 가능하다.

수비에는 박건우가 있다. 김현수 못지않은 호수비로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타격 역시 3할 이상이 가능해 당분간 주전 좌익수 자리는 박건우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신인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조수행 역시 수비 실력은 인정받고 있다. 특히 대학시절 90경기서 92도루를 할 정도로 빠른 발로 폭넓은 수비 범위가 강점이다. 주전은 힘들겠지만 대수비와 대주자 요원으로 1군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SK - 정우람, 윤길현 없이도 강력한 뒷문

SK를 향한 전문가들의 시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작년 필승 계투조로 활약한 정우람과 윤길현이 FA로 한화와 롯데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우람은 16세이브 11홀드, 윤길현은 17홀드 13세이브를 기록했었다. 김용희 SK 감독이 시즌 전 "대안이 없는 상황은 아니다. 중간과 뒤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 자원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였다.

SK의 계획은 시즌 전부터 삐그덕거렸다. 전지훈련을 통해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됐던 전유수는 시범경기 도중 허리 통증을 느껴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마무리는 박희수에게 돌아갔다. 박희수는 시범경기에서 6과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5탈삼진 4볼넷 6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박희수는 10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를 딱 2개 만을 내주며 무실점 피칭을 하고 있다. 최고 구속은 141~2km의 빠르지 않지만 날카로운 변화구가 압권이다. 2014년 8월 어깨 통증으로 수술 대신 1년여의 긴 재활을 택한 그는 작년 8월 복귀해 14경기 출전에 그쳤던 아쉬움을 올 시즌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배 역시 박희수 앞에 나오는 셋업맨으로서 순항 중이다. 이번 시즌 9경기에서 22일 NC전 1실점이 유일하다.(방어율 0.96) 박정배 역시 어깨가 좋지 않아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려 속에서도 현재 구속이 140km대 중후반까지 나오고 구위도 여전히 뛰어나 타자들을 이겨내고 있다.

박희수-박정배 외에 채병용도 SK 불펜진에 큰 힘을 주고 있다. 10경기 12이닝을 소화하며 팀내 불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방어율 2.25) 채병용은 선발이나 마무리에 구멍이 생기면 메울 수 있는 전천후 역할도 가능해 앞으로도 SK 마운드에 핵심 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차 3라운드 33순위로 지명된 박민호 역시 기대가 된다. 9경기에서 11과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 방어율 3.97로 채병용보다 높지만 2014년 5.46, 2015년 4.28로 매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유수가 지난 16일 1군에 등록되면서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SK의 불펜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닮아있는 두 팀의 진검승부

요즘 두산의 경기를 보면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말이 떠오른다.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으로 그라운드에서 여유로운 모습이다. 주장 김재호는 "지난해 큰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경험이 쌓였다. 타자들의 경우 못 치고 있어도 다음에 만회하면 된다는 여유가 있다. 선수들도 선후배 모두 친구 같은 분위기다. 누가 더 안타를 많이 치는지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SK는 전체 승리의 절반 이상을 역전승으로 만들며 '끈기 야구'의 DNA가 심어졌다. 올 시즌 13승 중 7승을 역전승으로 일궈냈다. 김용희 감독은 "선수들이 근성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두산과 SK는 모두 24일 일요일 경기에서 각각 한화와 NC를 상대로 승리하며 모두 팀 분위기가 상승세에 있다. 강대강의 외나무다리 맞대결에서 누가 주도권을 가져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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