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모스트> 팀 회식 중 김풍호(안세하 분)가 부르는 '이등병의 편지'는 촬영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애드리브였다고. 군 입대를 눈앞에 둔 최시원을 위한 장면이었다는 게 최시원의 설명이다. 또 김신혁의 책상에 중국 스타 리우웬의 사진을 둔 것은 최시원의 아이디어였다. 최시원은 "중국 판 <우리 결혼했어요>에 리우웬과 함께 출연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사랑해 준 분들을 위한 보답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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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속 김신혁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남자였다. 일할 땐 잡지사 <모스트>의 잘 나가는 기자지만 김혜진에게 끊임없이 장난을 친 뒤 그 반응에 즐거워하는 유치한 모습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폭탄 머리에 주근깨와 홍조로 뒤덮인 얼굴을 한 김혜진의 매력을 알아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과도한 업무로 쓰러진 지성준(박서준 분)을 밤을 새워 가며 간호하는 세심한 사람이었다. 세계를 뒤흔든 미스터리 소설가 텐(TEN)이었고, 열두 살에 미국으로 입양돼 인종이 다른 부모님 아래 자라난 데이비드 조셉도 모두 김신혁의 정체였다.
최시원이 꼽은 김신혁의 매력도 자유분방함에 방점이 찍혔다. 그러면서도 방만하지는 않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최시원은 "사실 군대에 다녀오기 전이라 (드라마 촬영이) 부담스럽고 개인적인 상황도 여러 가지 있었다"며 "<그녀는 예뻤다> 대본을 받아 두고도 멀리하고 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런데 한 번 읽어보니 캐릭터의 성격이 담긴 위트 있는 대사들이 좋았다"며 "또 표현을 자유롭게 하되, 절제된 면을 갖고 있다는 것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 친구(김신혁)는 자기가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 그 선을 잘 알아요. 그 선을 넘어 버리면 자신의 개인적인 철학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그런 부분이 (김신혁의) 사랑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김혜진에게 자신은 좋은 사람일 뿐이며 친구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고, 그런데도 김혜진을 인간적으로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한 발 물러나 김혜진과 지성준의 사이를 지켜주려 했잖아요. 마치 디자이너 지방시와 배우 오드리 헵번 같은 사이였다고나 할까요. (웃음)그래서인지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전 김신혁이 김혜진에게 '나는 인간 김혜진이 되게 좋았어, 그동안 즐거웠어'라고 말하는데 정말 와 닿더라고요.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추슬러야 했어요. 그 상황에서 울면 김신혁이 아닐 것 같았죠."혹자는 그를 두고 '멀끔한' 모습을 두고 왜 수염이 덥수룩한 김신혁을 연기했느냐 한다. 굳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어가며 잘생긴 얼굴을 '막 쓰는'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사실 최시원의 코믹 연기는 SBS <드라마의 제왕>(2012)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텐데 어느 순간 그게 양날의 검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코믹한 역할을 하게 되더라"며 "그 순간 만났던 것이 <드라마의 제왕>의 톱스타 강현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제 이미지가 좀 비호감이잖아요? (웃음) 저도 잘 알아요. 아, 원래 셀프디스 같은 건 잘 안 하는데. (웃음) <드라마의 제왕>에서도 원래 강현민은 까칠하고 인간미 없는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코믹하게 포장하니 많은 분이 받아들여 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제 (기존의) 이미지를 놓게 됐죠.그리고 제가 속한 그룹이 슈퍼주니어 아니에요. 이특 형을 필두로 희철이 형, 신동이 형….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저도 그들과 같이 있다 보니 제 재밌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더라고요. (웃음)""미국 사람만 세계를 구하리라는 법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