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자신 때문에 죽음을 맞이해도 천재를 만들겠다는 일념은 변하지 않는다. 플래처는 우연히 자신을 찾아온 앤드류에게 드럼스틱을 다시 쥐게 만든다.
쇼박스
플래처가 앤드류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혹독한 교육이 많은 적을 만들었지만, 학생이 정해진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앤드류에게 설명한다. 학생을 완벽한 연주자로 만들려는 플래처의 노력은 재즈를 대하는 뮤지션의 자세다.
최고의 연주자 찰리 파커(Charlie Parker)가 형편없는 연주를 보여주어 드러머인 조 존스(Jo Jones)에게 심벌즈를 맞았다는 사례는 영화 내내 플래처의 입으로 다양하게 인용된다. 재능만 있던 청년 찰리 파커를 위대한 '버드(Bird)'로 만든 이 사건은 앤드류를 각성시키기 위한 소재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시는 비웃음 당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선 무대에서 완벽한 연주를 보여준 찰리 파커는 플래처에 가까워 보인다. 앤드류 이전, 자신의 가르침 때문에 학생 션 케이시를 정신쇠약에 걸리게 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도록 했다.
그러다 일상으로 돌아간 앤드류를 불러 앤드류를 만난 순간 자신이 '천재'를 다시 키울 기회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우리 밴드 드럼 주자가 시원치 않다는 말로" 앤드류에게 다시 드럼 스틱을 잡게 했다. 플래처는 또 하나의 기회를 잃을 위기에서 벗어난다.
파괴로 다시 태어나는 재즈앤드류에게 드럼을 다시 시작하게 한 플래처는 행복해졌을까. 플래처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그리고 앤드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둘이 가질 행복에 대한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쯤, 영화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재즈는 부담감과 위압감 사이에서 진짜 자유로움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재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꼽히는 '즉흥성'은 아무 틀이 없어 실수를 만들 가능성도 내포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은 한 인터뷰에서 "미스터리 오브 미스테이크스(mystery of mistakes).
실수와 멋의 사이. 실수는 멋으로 만드는 장치"라고 재즈를 정의했다. 음악을 망칠 위기가 최고의 연주를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앤드류 또한 다시 선 무대에서 처음 보는 곡 '업스윙잉'에 당황하여 어찌어찌 끝내지만,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연주자로서의 삶으로 각성하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