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꽃>의 주연을 맡은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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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왕의 꽃>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전작 <전설의 마녀>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봤다. 17.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좋은 성적으로 초반 시선몰이에 성공한 것이다.
<전설의 마녀>가 중장년층을 공략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 할 수 있었던 까닭에 <여왕의 꽃> 역시 첫 회부터 중장년층을 공략한 스토리를 내놓았다. 대한민국 최고의 MC 레나정(김성령 분)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와 집을 나왔지만, 집에 불이 나 어머니가 아버지 살인죄를 쓰고 감옥에 들어가자 고아원에서 성장하며 살인자의 딸로 살 수 없어 이름을 버렸다. 이런 비참한 가정사로 인해 레나정은 과거에 콤플렉스가 있고,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무슨 짓을 해서든 가져야 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런 그의 과거는 첫 회 이야기의 주가 되었다. 레나정은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협박을 당해야 했고, 이 때문에 폐건물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중 협박범 김도신(조한철 분)이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그 장면을 마희라(김미숙 분)가 목격하게 됐고 이는 레나정의 MC 은퇴로 이어진다.
첫 회부터 살인, 대리맞선, 불임, 지방흡입까지 자극적인 요소가 총집합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잡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였다. 그러나 이는 의외성이 아닌 안전성을 택한 것이다. 자극적인 요소들로 시선몰이를 하려고 했지만, 그 장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다음 회의 흥미를 자극했다기보다는 각각의 자극적인 요소들로 시청자들을 묶어놓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였다.
예로 "여자와 골프채는 삼일에 한 번씩 휘둘러야 한다"는 박태수(장용 분)의 대사는 그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 단순히 여성에게 모욕적인 대사가 되고 만다. 이런 대사를 쓸 때는 섬세한 상황 전개가 필요하다. 그러나 자극적인 대사와 툭툭 던지는 말투의 결을 다듬지 못했다.
단순히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할 만큼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다. 특히나 막장드라마의 경우, 비난의 요소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그 비난의 요소를 잘 버무려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보고 싶은'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레나정은 성공을 위해 딸도 버리는 캐릭터로 악녀를 예고했다. 악녀의 매력을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전개되는 그의 행동에 확실한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레나정은 악녀이면서도 계속된 협박과 음모에 휘말리며 자신이 가진 것을 잃어버리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첫 회부터 힘을 쓰지 못하는 악녀는 다음 회를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지 못했다.
투박한 대사는 어색한 느낌을 자아냈고, 자극적인 스토리는 각각 중구난방으로 치달았다. 문제는 막장드라마라는 낙인이 찍힌 드라마는 시청률이 담보되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답고 늘씬한 김성령의 미모뿐이었다. 이는 분명 시선을 잡아끌기는 하지만, 그 이상의 파급력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쏟아진 기사들도 김성령의 미모를 찬양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드라마는 여배우의 미모로만 완성될 수는 없다. 과연, <여왕의 꽃>이 '볼 수밖에 없는' 막장 드라마로서의 존재가치를 발현할 수 있을까. 앞으로의 전개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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