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9-8로 이긴 한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상승세를 탄 한화는 8월 한 달 '반짝'했지만 다시 주저 앉으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연합뉴스
'승부사' 김응용도 어쩔 수 없는 총체적 난국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한화는 지난 6월 15일 단독 9위로 떨어진 이후 한 번도 최하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8월 한때 '반짝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결국 손에 쥔 최종 성적표는 허무하게도 다시 9위였다. 프로 2년 차의 '막내 구단' NC가 3위를 확보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한화는 더욱 초라해졌다.
한화의 이번 시즌을 정리하면 투·타 모두에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거액을 들여 새롭게 꾸민 타선은 타율만 보면 나쁘지 않다. 타격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태균을 비롯해 피에, 송광민, 김경언이 3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테이블세터 정근우와 이용규도 2할 후반의 타율로 크게 실망스러운 활약은 아니다.
하지만 타선 전체의 득점권 타율이 부진했다. 팀 득점 역시 614점으로 최하위다. 가장 많은 807득점을 올린 넥센 히어로즈와 200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한 김태균과 피에가 나란히 17홈런을 기록하고 있을 뿐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가 한 명도 없다. 한화에는 상대를 압도하는 거포가 없는 상태다.
마운드는 훨씬 더 심각하다. 케일럽 클레이가 3승 4패 평균자책점 8.33라는 실망스러운 기록을 남기고 석 달 만에 방출됐고, 라이언 타투스코를 새로 영입했지만 기대했던 반전은 없었다. 앨버스는 계속 함께하고 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하며 재계약이 어려울 전망이다.
외국인 투수에게만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다. 한화의 국내파 투수들 역시 아무도 10승을 올리지 못했다. 선발이 아니라 주로 구원투수로 활약했던 윤규진과 안영명이 팀 내 가장 많은 7승을 거뒀다. 이 부분만 봐도 한화 마운드의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그나마 이태양이라는 새로운 유망주를 발견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장종훈, 이정훈, 이강돈 등으로 이어지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리그를 호령했고 한용덕, 송진우, 정민철 등 명투수가 쏟아졌던 1990년대의 한화를 기억하는 야구팬이라면 화려했던 옛 시절이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