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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스프린터' 피스토리우스, 애인 살해 '무죄'

재판부 '고의성' 없다... 계획된 살해 혐의 무죄 선고

14.09.12 08:13최종업데이트14.09.1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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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 재판 결과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살인 혐의 재판 결과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BBC

'의족 스프린터'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대표 육상 선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의 여자친구 살인 혐의에 무죄가 선고됐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스토리우스의 여자친구 리바 스틴캄프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 토코질레 마시파 판사는 판결문에서 "검찰이 피스토리우스가 여자친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것이 계획된 살인이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무죄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판사는 "사건을 총체적으로 봤을 때 합리적 의심을 넘어 피고인이 고의는 물론이고 여자친구를 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살인 혐의에 무죄가 선고되자 피스토리우스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눈물을 흘렸다.

또한 판사는 "피고인 피스토리우스가 평소 너무 급하게 행동하고 과도한 힘을 사용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그의 행동(총격)은 과실이라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살인 혐의'는 무죄... 과실 치사는?

피스토리우스는 정강이뼈가 없는 기형으로 태어나 생후 11개월 만에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 장애인이 되었지만 탄소섬유 재질의 보철을 끼우고 육상 선수로 성장했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에서 남자 육상 400m 계주 금메달을 따낸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2 런던 올림픽에 남아공 국가대표로 출전해 일반 선수와 경쟁하며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피스토리우스는 지난해 2월 14일 남아공 프리토리아의 자택에서 여자친구 스틴캄프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강도가 침입한 것으로 오인해 총격을 가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다.

'세기의 재판', '제2의 O. J. 심슨' 등으로 불리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날 재판에서 피스토리우스는 1년 반 넘게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고, 주요 외신도 재판 결과를 머리기사로 속보로 전했다.

그러나 과실치사 부분에 대해서는 피스토리우스가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남아공 형법에 따르면 과실치사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피스토리우스의 과실치사 선고는 오는 1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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