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앉아서 추는 삼바, 아이돌 군무 못지 않네요

[공연리뷰] '특별한 일요일 오후' 무대에 선 나희경, 보사노바와 환상의 짝꿍

14.08.12 08:55최종업데이트14.08.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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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일요일 저녁 5시, 인천 송도의 트라이볼에서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가수 나희경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공연이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동안 약 350명의 관객은 특별한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트라이볼에서는 '특별한 일요일 오후'라는 이름으로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공연이 있습니다. 다음 달에는 고상지 밴드, 그 다음 달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등 다채로운 공연이 계속 있습니다. 8월의 주인공은 보컬리스트 나희경과 임미정(피아노), 최은찬(베이스), 이도헌(드럼), 윤혜진(플루트), 김정배(기타)로 이루어진 연주가들이었습니다.

 인천 송도 트라이볼 공연장
인천 송도 트라이볼 공연장기타 연주가 김정배(@jungvai)의 트위터

나희경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가수입니다. 그런 그녀를 소개할 때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혈혈단신의 몸으로 브라질로 가서 인정받았다는 스토리입니다. 그녀는 1집을 만들고, 곧바로 자신의 앨범 30장을 들고 브라질로 떠났다고 합니다. 첫 앨범이 나오자마자 브라질로 떠났다는 것은 그녀가 보사노바라는 장르의 음악으로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고, 그냥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그랬던 것이었겠죠.

가수 나희경의 공연에 가면 그녀의 진실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처음 브라질에 가려고 했을 때 같이 가지 못했던 옛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공연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브라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밴드를 하고 싶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어요. 하지만 브라질에 가자고 했을 때 선뜻 함께하자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웠어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여러 가지 고민이 있다는걸 알게 됐어요. 이만큼 같이 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이 정도 만들어놨는데 (연주나 곡 등을) 나름 뭔가 이루기 전인데 이걸 지금 그만두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요.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가야 할 길이 명확히 보이는데도 그냥 놓기엔 너무 불안하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녀의 브라질행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녀는 결국 동료들을 붙잡기 위해 곡을 썼지만 붙잡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곡은 최근 발매한 2집(UP CLOSE TO ME) 앨범에 수록되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곡은 다른 곡들보다도 그녀의 서정적인 목소리가 도드라지게 들렸습니다.

그 외에도, 사실은 어머니를 향해 쓴 곡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람(Vocé)', 고백해주고 싶기도 하고 고백받고 싶기도 한 '고백(Propose)'이라는 노래 등 속내를 많이 들을 수 있어 그녀와 조금 더 가까워진 시간이었습니다.

환상의 짝꿍, 자유분방한 나희경과 보사노바 리듬

'2014 특별한 일요일 오후' 공연 포스터 8월의 주인공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나희경
'2014 특별한 일요일 오후' 공연 포스터8월의 주인공은 보사노바 싱어송라이터 나희경인천문화재단,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 인천아트

그녀는 이번 공연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상한 것과는 달리, 잘 짜인 군무가 아니었습니다. 음악과 연주가와 호흡하며 흥겹지만 여유롭게 리듬을 타는 것 같은 춤이었습니다.

역동적이고 정교한 아이돌의 군무에 익숙해진 요즘 시대에 어색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았고 특유의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기에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해맑게 웃으며 앉아서도 삼바를 출 수 있다고 스스로 개발한 춤을 가르쳐주는 가수가 얼마나 있을까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지금의 행복을 즐기는 가수 나희경과 보사노바는 환상의 짝꿍인 것 같습니다.

이번 달 23일에는 2014 과천토요예술무대에서 공연한다고 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이나마 그녀와 함께하며 여유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희경 트라이볼 특별한 일요일 오후 보사노바 UP CLOSE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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