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체인 CGV의 투자로 제작된 영화 <우아한 거짓말>
유비유필름
지난 3월 13일 개봉해 최근 막을 내린 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극장 체인인 CGV가 제작부터 투자까지 책임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CGV의 한 부서로, 독립 저예산영화 지원과 상영을 맡은 무비꼴라쥬가 나서서 만들었고 성적도 꽤 양호했다.
총 제작비 31억 원 정도가 들어간 영화는 전국 관객 161만 명을 동원하며 117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극장과 제작사의 5대 5 부율을 감안할 때 제작비 대비 두 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CGV 상영관이 개봉 당시 대부분 스크린을 열어 측면 지원했기에 실제 수익은 일반 영화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CJ의 기존 제작투자사(CJ E&M)가 아닌 극장 체인 CGV가 영화투자제작에 나서면서 대기업 독과점을 더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CJ의 두 계열사가 모두 제작투자에 나서는 모양새라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것이다.
한 영화제작자는 "CJ 그룹에 CJ E&M이라는 투자제작사가 엄연히 존재하는데, CGV라는 극장이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영화로 나오는 모든 수익을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대기업 수직계열화가 심한 상태에서 CGV가 저런 식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CGV 측 "투자 못 받은 영화, 힘을 실어 주려는 것뿐"하지만 CGV 측은 일단 수직계열화 논란에 대해 한국 영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일이라며 다른 시선으로 봐 주길 요청하고 있다. CGV의 입장을 정리하면 상업 영화가 중심인 한국영화의 생태계에서 신인 감독 발굴을 통한 중·저예산 영화의 투자 배급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영화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CGV 관계자는 "주로 상업성이 약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거대 투자 자본이 외면하는 작품을 살려내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 독립영화 감독이나 제작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우아한 거짓말>은 메이저 제작 투자사로부터 거절당해 영화가 만들어지기 어려웠으나 CGV가 살려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CGV가 무비꼴라쥬를 통해 독립 다양성 영화를 지원해 왔으나, 수익을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듯 이번 제작투자도 제작비용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독립영화 제작자와 감독에게 힘을 주려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CGV 서정 대표는 "한국 영화산업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면서 "CGV 무비꼴라쥬가 중저예산 영화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인적 물적 지원을 교류함으로써 영화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CGV 측은 이 같은 수직계열화 비판에 대해 부담스런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문화융성위원회 회의에서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탓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CGV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우아한 거짓말>의 흥행 성적이 100만 이하가 됐으면 했는데, 그 이상이 되면서 이런 논란이 생길까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며 "영화계의 반응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독과점·수직계열화 심화' VS '제작비 투자지원은 긍정으로 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