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애순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무용계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울무용제 대상과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최고안무가상, 한국문예진흥원 올해의 예술상 등 무용계에서 걸출한 상을 휩쓴 바 있는 장본인이다.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오버에도 일가견이 있는지라 서울예술단의 <바람의 나라> 초연 안무 지도를 맡았을 때에는 그 후 이 작품의 안무 지휘를 맡았던 그 어떤 안무가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그가 작년 8월 국립현대무용단을 이끌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다. 무용단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에 대한 큰 그림, 올해 시즌 레퍼토리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지, 3월 21일과 22일에 공연하는 <불쌍>은 어떤 작품인지에 대해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2010년 이후 4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오는 <불쌍>은 작년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초청 공연을 가졌다."2015년에는 <불쌍>이 프랑스 샤이오국립극장에 초청된다. 아시아적인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인도네시아 공연 당시 설치 미술이나 무대 미술이 좋다는 평을 받았다. 아시아가 근대화 과정에서 겪는 정체성의 변화를 <불쌍>이 다루고 있어서 현지 관객에게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었다. DJ 소울스케이프의 음악 덕에 무용이 굉장히 신나고 비트가 있다. 각 장마다 음악적인 컬러도 다르다. <불쌍>은 무용수와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이다."
- 아시아가 근대화 혹은 현대화되면서 지켜오던 전통이 어떻게 탈색되는지 묘사하는 내용이라던데."전통을 잃는 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크다. 파리에 부다 바(Buddha Bar)가 생겼다. 부다 바 안에 많은 불상을 놓고 새로운 음악을 접목했다. <불쌍>은 부다 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서구인의 시각 안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든 거다. 하지만 우리가 볼 때에는 우리의 시선과 해석으로 새로운 걸 만들지 못한 반성적인 뜻이 담겨 있다."
- 그렇다면 우리 춤 중에서 계승되어 발전시키지 못해 아쉽다고 느낀 춤이 있다면."고요하고 절제된 궁중 무용 같은 우리의 고유한 춤이 보다 기호화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연출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불쌍>에는 다양한 아시아의 무용이 등장한다. 출연하는 무용수가 각국 무용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를 연마해야 하는가. 아니면 출연하는 분량만큼의 기술만 연마하면 되는가?"오랜 기간 동안 여러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다. 초연에는 무용수가 선택한 아시아의 고전 춤을 그대로 배웠다. 이제는 그렇게 습득된 춤을 가지고 시대적인 감각으로 변용하게 되었다. 무용수 자신의 춤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중학생 때 맡았던 안무가 계기...춤은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