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일일드라마 <루비반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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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반지>는 완전히 다른 두 자매가 교통사고로 얼굴을 바꾸고, 자연스럽게 운명까지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드라마다. 출생의 비밀까지 안고 있는 정루비(이소연 분)와 정루나(임정은 분)는 교통사고를 계기로 서로 얼굴을 뒤바꾸게 되고, 정루비는 배경민(김석훈 분)과, 정루나는 나인수(박광현 분)와 결혼해서 살게 된다. 모든 것은 정루나가 꾸민 일이었다.
30일 방송된 <루비반지> 89회에서는 진실을 알게 된 배창근(정동환 분)이 충격을 받은 나머지 죽고 말았다. 배창근은 정루비의 시아버지이자, 배경민의 아버지다. 세간에 떠도는 정루비의 동영상에 대해 조사하던 배창근은 정루비의 과거까지 알게 되었고, 결국 충격으로 사망했다. 정루나는 모든 것을 알게 된 배창근의 앞에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
배창근의 사망은 마치 <오로라공주> 속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떠오르게 했다. <오로라공주>에 '임성한 작가의 데스노트'가 있었다면, <루비반지>에는 '정루비의 데스노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공식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현실성 없는 드라마다", "배창근의 죽음은 황당했다"는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욕망에서 비롯된 거짓말? 그러기엔 너무 허술해 언니와 얼굴을 바꾸고 언니의 남자까지 가로채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정루비는 기억이 돌아온 정루나를 상대로 또 한번 잇속 차리기에 나선 바 있다. 정치인이 되려는 정루비에게 불리한 동영상이 유출되자, 그는 정루나를 협박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했다. 복수심에 불타던 정루나는 결국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동영상을 유출했다고 털어놓고 말았다.
<루비반지>의 제작진은 "성형이라는 소재를 통해 끝이 없는 욕망에서 비롯된 거짓말이 얼마나 치명적인 독이 되는지 말하겠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얼굴이 뒤바뀌는 설정이 <루비반지>의 주된 소재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모두를 쭉 속아넘기는 정루비의 허술한 거짓말이 계속되면서 드라마의 개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드라마의 제작진은 흔히 "시청자를 위해서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청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기에는, 정작 시창자에게 비판을 넘어 비난까지 받는 '막장 드라마'가 계속 등장하는 게 현실이다. 시청자들은 언제까지 이런 막장 드라마를 보면서 욕해야 하는 것일까. 과연 이것이 진정 시청자들을 위한 드라마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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