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화원>으로 연기대상을 수상하던 문근영
SBS
22일 마지막 회를 방송한 <불의 여신 정이> 역시 문근영의 매력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귀엽고 깜찍한 얼굴은 전성기 못지않게 돌아왔고 연기력도 다시 인정받았다. 러브라인을 형성한 이상윤·김범과의 조합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 요소들만 본다면 여러모로 흥행성이 다분한 드라마였으나, 스토리 라인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 <불의 여신 정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토리가 지나치게 평이하고 단순하다는 사실이다. 장면 장면은 의외성이 없는데 밝혀져야 할 진실은 때를 놓쳐 우왕좌왕하고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은 기어이 죽는다.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사건의 발생과 해결의 방식을 예측함에도 그 전개 방식은 속도감이 없어 보는 이들이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뻔한 내용이 늘어지기까지 하니 당연히 채널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초반 1위라는 시청률로 기분 좋게 출발했음에도 <굿닥터>의 맹공에 맥을 못 추며 무너졌고 심지어 그다지 강력한 경쟁상대가 아닌 <수상한 가정부>에도 밀렸다.
뿐만 아니라 중간에는 문근영의 눈 부상으로 결방이 되는 불운까지 따랐다. 여러모로 문근영에게는 악재가 겹친 드라마가 된 것이다. 문근영은 그 속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배우가 아까운 스토리는 문근영의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시청률 1위를 견인하게 해준 문근영 파워는 결국,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맥없이 무너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근영은 여전히 기대되는 배우다. 그러나 자신의 이미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연기 변신을 하려거든 작품성이 있는 작품에 출연을 결정하는 편이 옳고, 스타성을 갖고자 한다면 자신이 가진 매력을 최대한 살린 스토리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문근영의 흥행은 그가 의도하든 그렇지 않았든 그동안 문근영이 이런 줄타기를 적절하게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문근영표 드라마에 계속된 실망스러움이 이어질 때, 그가 가진 장점 역시 묻혀버릴 공산이 크다. 최연소로 연기대상을 수상하기까지 한 배우인 문근영은 앞으로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그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제대로 펼쳐 보일 수 있는 문근영의 똑똑한 선택이 필요할 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