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앞에서 군인들이 줄을 섰다. 하나가 들어왔다 나가면 다른 하나가 들어오는 식으로 하루에 몇 명이나 들락거렸는지 셀 수 없었다.
사계절
일본의 대다수 아이들은 자신의 조국이 식민지 국가의 여성을 성노예로 전락시킨 범죄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자라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일본은 자신들의 경제적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웃 국가인 대한민국과 중국이 일본에게 얼마나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있는가를 우익 특유의 망언으로 먼저 선동하고 부추긴다.
독도와 댜오위다오 문제, 혹은 역사 문제에 딴죽 걸면서 말이다. 한국은 일본 외교관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중국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나 폭력 시위를 통해 일본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표출한다. 그러면 일본 우익은 자신들이 먼저 이웃 국가에게 딴죽 건 것은 쏙 빼놓는다.
일본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면 자위대를 해외로 파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등의 제국주의적인 근성을 일본 국민에게 은근슬쩍 강요하고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우익의 프로파간다를 자국의 미래를 위한 자위권으로 착각하고 그 논리에 동조하기 시작하는 것이 오늘날 일본의 비극이 아니던가.
하지만 일본의 젊은 세대가 옛 선조들의 과오를 역사 가운데서 제대로 파악할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권윤덕 작가의 <꽃할머니>는 우익의 눈치를 보느라 일본에서는 아직도 출간되지 못했다. 일본 국민들이 진정으로 밝은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서라면 우경화라는 파란 위약 대신에 과거를 반성할 줄 아는 빨간약을 선택해야만 한다. 하지만 일본 우익은 이웃 국가를 먼저 자극한 후 자국민을 향한 파란약의 프로파간다를 예나 지금이나 마구 뿌리기만 한다.
<그리고 싶은 것>은 얼마 남아있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의 참혹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에 대한 증오를 촉발하기 위한 영화가 아니다. 일본 우익이 얼마만큼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자국민을 우민화시키기에 바쁜가를 증명하는 서글픈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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