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시픽 림>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표현하는데 있어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답게 <퍼시픽 림>은 로봇이 주인공인 SF영화임과 동시에, 초현실적인 존재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약한 모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공포 영화이기도 하다. 맨 처음 인간을 두려움에 떨게 한 것은 무지막지하게 인류를 위협하는 카이주였지만, 카이주보다 더 무서운 괴물은 과거의 끔찍한 기억에 집착하는 트라우마, 콤플렉스 등 인간 내면에 있었다.
쉽게 과거의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마코 모리를 일으켜 세운 건, 그녀와 마찬가지로 카이주에게 사랑하는 이를 잃은 롤리였다. 서로의 기억을 공유하며, 아픈 과거를 분담한 롤리와 마코는 상대방을 믿고 의지하며, 거대 괴물 카이주에게 맞서는 용감한 전사로 거듭나기에 이른다.
인간은 비록 혼자서는 괴물에게 맞설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이지만, 서로를 믿고 함께 의지해서 나아간다면, 그 어떠한 절망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역설하는 <퍼시픽 림>. 사상초유의 메가톤급 사이즈에서 오는 전율보다 더 강렬한 소통의 희망이 보인 <퍼시픽 림>의 후속편이 사뭇 궁금해진다. 7월 11일 개봉.
한 줄 평: 대형 로봇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신뢰와 소통. 인류를 구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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