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오로라(전소민 분)는 오로라를 애기씨라고 부르는 여비서를 늘 대동한다.
MBC
그렇지만 거기까지가 한계다. 주인공 오로라의 설정도 재벌가의 금지옥엽으로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여성들의 한 전형일 뿐이다. 즉, <오로라 공주>는 가난이나 신분의 벽(주로 돈으로 인해 생기는)을 넘어선 사랑을 보여주는 기타 소소한 막장 드라마와는 다른 것이다. 남자 주인공 황마마(오창석분)의 경우도 성공한 작가로 설정되어 있어 여성들의 '백마탄 왕자님 신드롬'을 충족시켜준다.
또한 이 드라마에서 불륜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 그려진다. 오로라의 아버지 오대산(변희봉 분) 회장도 왕년에 불륜을 저질렀음을 큰아들 오왕석(박영규분)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된다. 그리고 박주리의 새엄마인 왕여옥(임예진 분)도 불륜을 저질러 주리의 엄마를 밀어낸 상황으로 묘사된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서는 특유의 '뜬금포', 극의 내용과는 전혀 무관하거나 기괴한 장면들을 빼놓을 수 없다. 임성한 작가는 전작 <신기생뎐>에서 접신을 하고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는 해괴한 장면을 내보내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뿜게 했다. TV를 시청하다가 갑자기 너무 크게 웃어 죽는다든지, 도저히 극의 전개와는 상관없는 장면들도 있었다.
<오로라 공주>에서도 벌써 이러한 뜬금포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바로 셋째 아들 오수성(오대규 분)이 아내 김선미(이현경 분) 앞에서 치마를 입고 앉아 치마가 실크였으면 좋겠다는 식의 말을 하는 장면이 갑자기 나온다든지, 황마마의 세 누나들이 잠든 마마 주위에서 '반야심경'을 외우는 장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시청률 만능시대에 자극적인 장면과 대사들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려는 드라마들의 홍수 속에서도 임성한 작가의 막장은 그 격이 다르다. 마치 세상의 중심에서 내 막장만이 진정하다고 외치는 듯하다. 오히려 임 작가의 드라마가 어디까지 보여주게 될지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거시적은 차원에서 이러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막장 설정은 언젠가는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만든다.(마치 1996년 MBC 드라마 <애인>의 '불륜' 신드롬 이후 우후죽순처럼 나왔던 불륜드라마에 시청자들이 식상해진 것처럼). 그리고 우리나라 드라마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닌 막장드라마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드라마, <오로라 공주>가 시작되기 전 제작진들은 "막장은 없다"고 공언했다. 과연 앞으로 <오로라 공주>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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