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석규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다. 기복이 별로 없는 목소리로 "나는 00라고 생각했어요. 음,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이라고 조근조근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넘버3>의 태주, <쉬리>의 유중원, <베를린>의 정진수가 느껴지지 않았다.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정원 같았다고 해야 할까. 군데군데 쉼표가 있었지만, 배우 한석규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한석규는 영화 <파파로티>에서 까칠한 시골 음악 선생님 상진 역을 맡았다. 성악가의 꿈을 접어야 했던 상진은 성악 천재인 건달 학생 장호(이제훈)를 가르치게 된다. 한석규는 자신이 맡은 상진이라는 캐릭터를 "진폭이 아주 넓은,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장호에게서 마치 모차르트를 보던 살리에르 같은 심정을 느낌과 동시에 포기했던 자신의 꿈을 다시 찾는 과정을 그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한석규는 "빤한 주제이지만 어떻게 연출, 연기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언젠가 EBS에서 청소년 대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10대 청소년 10여 명이 모여 학교 폭력, 본인들의 이야기를 토론하고 기성세대에 대해 얘기하는데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 친구들이 문제점을 정말 잘 알고 있더라. 기성세대는 청소년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은 우리보다 더 잘 안다. 나 역시 기성세대가 됐는데 책임감, 자괴감이 느껴지더라. 내가 하는 일이 연기니까 그런 이야기로 그 친구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어쨌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었달까."한석규, 20살 차이나는 후배 이제훈과 친해진 비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