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2' 참가자 방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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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예담의 실력, 과연 시청자만 모르는 걸까이날 방예담은 스티비 원더의 '서 듀크(Sir Duke)'를 선곡해 미성의 깨끗한 목소리와 함께 유쾌한 춤을 선보이며, 방예담 다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쯤 되면 제대로 된 한국가요를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역시나 이날도 방예담은 팝송을 선곡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준 무대와 크게 차별화 되지 않은 선에서 무대를 꾸몄고, 또 무사히 마쳤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기존 무대와 달라진 게 없었고, 심사위원 3인방이 늘 이야기하는 '발전'도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잘 했던 만큼, 딱 그만큼 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심사위원 3인방의 극찬과 만장일치의 선택이었다. 방예담의 무대에 보아는 "아마도 어린 나이기 때문에 점수를 더 받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존 가수들과 비교해도 리듬감이나 제스처가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아마도 보아가 말한 기존 가수들은 3대 기획사에서 트레이닝 걸쳐 만들어진 '아이돌 그룹'을 일컫는 게 아닐까 싶다. 과연 방예담이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기존 가수들' 보다 훌륭했을까? <불후의 명곡> 출연자와 비교해도 한참 부족함이 느껴지는 어린 참가자에게 '기존 가수' 운운하는 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양현석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이미 한차례 "방예담의 무대는 TV에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완전 다르다"며, 아예 대놓고 시청자의 평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바 있는 그는 이날 심사평에서도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었다. 그는 "방예담에게 극찬하는 이유를 시청자는 이해 못할 수도 있다. 여태껏 부른 세곡 모두 다르게 해석해서 불렀다. 기존 가수도 이러긴 어려운데 대단하고 감동적이다"고 호평했다.
그의 심사평을 듣고 있자니, 이해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라도 해야 할 것만 같다. 대체 가수가 시청자를 이해 못 시키면 누구를 이해시켜야 한단 말인가? 노래를 듣고 소비하는 건 시청자와 대중이지 결코 일부 전문가나 연예기획사 대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심사위원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박진영은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다. 기존 가수에게 발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노래는 가창력보다 박자가 더 중요하다. 완벽하다"고 심사했다. 이어 그는 "방예담은 박자를 완벽하게 타는 상태에서 노래를 한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이 흥분하는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영 특유의 '박자 타령' 역시 시청자가 공감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다른 참가자에겐 가창력에 한계가 있다거나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적을 하던 그가 방예담에게는 다른 잣대를 내세워 '박자가 훌륭하니 최고다'라고 심사하는 것이다. 과연 그의 무대를 지켜본 시청자 가운데 그의 천재적인 박자감을 느낀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마치 시청자를 가르치고 설득시키려 한 이날 심사위원 3인방의 심사평. 노래는 그저 듣고 즐거우면 된다고, 음악은 분석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강조해 온 그들이 유독 방예담 앞에서는 왜 자꾸 말이 많아지는 것일까? 여전히 심사위원 3인방과 대중이 느끼는 '음악'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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