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누나>시사회 당시. 윤희 역의 배우 성유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정민
배우 성유리가 저예산 상업영화 <누나>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빛나는 존재감으로 충무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누나>는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하려고 물에 빠진 남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난 이후에 남겨진 한 여자가 가슴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단편영화 <타임머신>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이원식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극중에서 성유리는 어린 시절 남동생을 잃은 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누나' 역할을 맡았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아버지의 계속되는 폭력에도 반항하지 않은 채 폭력을 체벌처럼 감당하며 산다.
성유리는 어린 시절의 상처와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누나 역할을 맡아서 많은 대사를 내뱉거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동안 내내 관객들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기며 강렬한 감정의 파고를 일으킨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한층 더 성숙한 내면 연기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