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된 지 8년만에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폐지된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
MBC
1인자 유재석의 'MBC 수난시대'유재석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2008년 한 해만 제외하고 무려 5번이나 MBC 연예대상(2011년은 개인최고상)을 수상한 영원한 대상후보다. 이는 김국진(′96,′98), 김용만(′00,′02,′03)을 압도하는 기록이자 이경규(′91,′92,′95,′97,′04,′05)를 턱 밑까지 추격한 기록이다. 올해 그가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이경규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될 뿐 아니라, 2005년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무려 8년 연속 지상파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게 된다.
그러나 과연 MBC가 이번에도 유재석의 손을 들어줄지는 의문이다.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특히 주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파업으로 인해 무려 24주간 장기 결방을 했고, 슈퍼 7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전에 없는 곤욕을 치룬 것은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지만 유재석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놀러와>의 폐지다. 유재석이 8년간 진행했던 <놀러와>는 <무한도전>과 함께 지금껏 그의 연예대상 수상을 견인한 쌍두마차였다. 유재석이 2010년 받은 MBC 연예대상은 세시봉 열풍을 일으킨 <놀러와>가 준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놀러와>의 갑작스런 폐지는 그래서 더 치명적이다. 시청률 저조로 난항을 겪기는 했지만 '설마 폐지까지 시킬까'라고 방심했던 것이 실수였다. 결국 <놀러와>는 8년여의 영광을 뒤로 하고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쫓겨나듯 편성표에서 지워졌고, 유재석에게는 <놀러와>를 지키지 못했다는 원죄가 함께 남아버렸다. 자신을 지탱하던 한 축이 삽시간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유재석의 연예대상 수상을 마냥 낙관하기 힘든 이유다.
물론 반진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무한도전>이 장기 결방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위세를 떨치면서 높은 시청류을 기록하고 있는데다가, <놀러와>를 진행한 8년 공로를 연예대상으로 치하할 가능성이 크다. 유재석이 예능계 라인업을 좌지우지하는 거물급 MC라는 점 또한 고려 대상이다. 다른 방송사에 유재석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MBC가 전략적으로 연예대상을 그에게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