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에서 특유의 독설로 존재감을 뽐냈던 김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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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국진-윤종신-유세윤-규현으로 이어지는 4MC 체제의 <라스>는 김구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로가 서로의 부족함을 메워주며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라스> 특유의 마이너 감성을 유지하면서 게스트의 이름값에 상관없이 웃음을 담보하는 능력도 여전하다. 김구라가 곧 <라스>의 전부는 아니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때때로 김구라의 자리가 허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그만이 살릴 수 있는 코드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령 26일 방영된 <위대한 탄생3> 멘토 특집의 경우 김태원-용감한형제-김소현-김연우는 모두 김구라를 위한 '맞춤형 게스트'라 볼 수 있다.
김태원은 김구라가 예능에 데뷔시킨 인물이며, 용감한형제는 김구라가 제일 좋아하는 돈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풍부하다. 김소현 역시 김구라가 좋아하는 서울대 출신 '엄친딸'로 그의 무조건적인 호의를 받을 수 있는 입장에 놓인 게스트다. 김연우는 지난 출연에서 이미 김구라를 통해 끼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만약 김구라가 있었다면 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그래서일까. 이날 제작진과 4MC는 4명의 게스트를 설명하는데 있어 김구라를 적극 이용했다. 각각의 게스트에게 수식어를 붙이되, 철저하게 김구라의 시선으로 특징을 잡아낸 것이다. 이에 따라 김태원은 '셋째가 키운 인물', 용감한 형제는 '셋째의 워너비', 김소현은 '셋째의 이상형', 김연우는 '셋째의 심심풀이 땅콩'으로 비유됐다. 자리를 비운 김구라를 언급함과 동시에 게스트도 살린 매우 인상적인 소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