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러와>의 불명예 퇴장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MBC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은 '김재철 사장'이처럼 <놀러와>의 추락은 다름 아닌 MBC 스스로, 정확히 말하자면 김재철 사장을 위시한 윗선이 자초한 것이다. 책임을 묻자고 한다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애꿎은 제작진이나 출연진이 아니라 바로 MBC 김재철 사장 본인이다. 잘 나가던 <놀러와>를 삐끗하게 한 결정을 한 사람도, 5번이나 PD를 교체하면서 <놀러와> 추락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도 사측이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지난 7일, MBC의 이런 사태에 대해 "방송사 대표이사가 마음대로 방송을 조기에 종영하고, 이후 발생하는 피해는 '나 몰라라'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는 여전히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지금 MBC가 직면한, <놀러와>가 직면한 씁쓸한 현실이다.
김재철 사장에 의해 내림세에 접어든 <놀러와>가 김재철 사장에 의해 '불명예 퇴장'을 당하게 되었다는 건 참 재밌는 일이다. 8년이란 장구한 시간과 유재석-김원희라는 거물급 MC의 존재도 시청률 논리 앞에서는 보잘 것 없었다. 그 흔한 마무리 인사조차 하지 못한 채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사라지는 이 예능 프로그램의 뒷모습은 그래서 더욱 초라하고 쓸쓸하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시청자도 원하지 않았던 <놀러와>의 폐지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결정이었을까. 책임져야 할 사람이 깨끗이 책임지는 결정, 프로그램을 누구보다 열심히 만들었던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는 결정, 그런 결정이 참으로 아쉬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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