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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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요계에서 섹시 콘셉트를 활용한 여성 솔로 가수의 활약은 미미한 수준이다. 채연과 아이비를 시작으로 미나, 손담비, 지나, 현아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김완선·엄정화·이효리의 후계자로 칭할만한 성과를 얻은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무주공산 같은 이 시기, 섹시 디바 자리에 자신 있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바로 가인이다.
타이틀곡 '피어나'로 두 번째 솔로 활동을 시작한 가인은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무대 매너로 주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섹시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미'를 최고조로 발현해 몽환적인 매력을 뽐내는 가인의 전략은 여타 섹시 여가수와 확실한 차별성을 띤다. 그녀의 활동을 호기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안정적인 가창력 또한 인상 깊다. 격한 무대에도 흔들림 없는 노래 실력을 뽐낸 가인은 "섹시 가수는 가창력이 부족하다"는 일각의 편견을 무색케 한다. 칼럼니스트 박진규의 말처럼 그녀는 안정적인 보컬을 기반으로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자신의 음색에 덧입힐 줄 아는 노련미를 갖추고 있다.
화제를 모으는 뮤직비디오에서의 모습은 섹시 디바로서 가인의 색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 가인은 사랑을 막 깨달은 여성의 환희와 기쁨을 즐겁게 표현한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모습은 선정적이기보다는 화사하고 경쾌해 보인다. 못다 핀 꽃 한 송이가 화사하게 피어난다는 '피어나'의 가사처럼 말이다.
물론 지금의 가인을 당장 김완선·엄정화·이효리에 견주기는 힘들다. 커리어부터 인기까지 아직은 한참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가인의 등장이 반가운 것은 스물여섯 많지 않은 나이의 이 여가수가 여자의 욕망과 사랑을 자신 있게 노래하며 또 다른 지점의 섹시미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인은 김완선의 댄스, 엄정화의 대중성, 이효리의 이미지 전략을 영리하게 차용해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하고 있다. 역대 섹시 디바의 장점만을 흡수해 스스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가인만큼 훌륭한 섹시 스타는 그리 흔치 않다.
가인의 두 번째 미니앨범 <Talk about S>는 섹시 퀸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의 출사표이자, 원대한 계획의 첫걸음이다. 과연 그녀는 김완선·엄정화·이효리의 뒤를 잇는 대한민국 섹시 디바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이번 미니 앨범으로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선 가인이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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