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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같은 전반기 마감한 류현진, 100승 달성 '빨간불'

12.07.19 13:10최종업데이트12.07.1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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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결국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으로 2012시즌 전반기를 마감했다. 15경기에 출전하여 3승 5패. 자책점 3.51이라는 기록은 류현진의 이름 값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8일 삼성전에서는 2이닝만에 9안타 8실점으로 난타당하는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이전까지 승수는 적어도 류현진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자책점도 2.81에서 3점대까지 치솟으며 더욱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남겼다.

당초 2012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올시즌에 대한 기대는 어느때보다 높았다. 2011시즌 11승 7패 3.36으로 이름값에 비하면 살짝 아쉬운 성적을 남긴 류현진은 데뷔 이래 홀수해보다 짝수해에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남겼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항상 비시즌에 국가대표팀 차출로 쉴틈이 없었던 류현진이 이번에는 오랜만에 겨울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몸상태도 좋았다.

더구나 올해는 한화가 김태균-박찬호 같은 거물급 선수들의 영입으로 전력이 향상되며 류현진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2008년 이후 한화가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항상 '소년가장'이라는 수식어를 달고다녀야했던 류현진에게는 모든 상황이 호재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희망은 악몽으로 바뀌었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마다 한화 타선과 불펜의 지원은 변함없이 최악이었고, 극심한 투타 밸런스의 불균형속에 한화의 성적은 2년만에 최하위로 '원상복귀'했다. 그동안 열악한 지원속에서도 꿋꿋이 버텨왔던 류현진이지만 올시즌은 류현진의 구위 역시 예년같지 않았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전반기 15차례 등판에서 10번이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으나 승수는 3승(2패)에 그쳤다. 이중 8번이 7이닝 2실점 이하 경기들이었다. 류현진과 퀄리티스타트 횟수가 비슷한 브랜든 나이트(넥센)와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벌써 9승을 거둔 것과 비교하여 류현진이 얼마나 불운했는지를 알수 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한화 타선이 뽑아준 점수는 총 42점에 불과하다. 경기당으로 환산하면 고작 2.8점이다. 하지만 실제로 대량득점을 지원받은 1~2경기를 제외하면 수치는 더욱 내려간다. 류현진은 자신이 등판한 상황에서 무려 11경기나 2점 이하의 득점지원만을 받았다. 여기서 선발승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음에도 불펜에서 승리를 날린 경기도 두 차례 포함된다.

사실상 완봉을 하지않고서는 이기기가 쉽지않은 패턴이 계속됐다. 타선과 수비를 믿지못하다보니 어깨는 힘이 들어가고 피로도는 가중된다다. 제아무리 강철같은 에이스라고 해도 고생해서 던져놓고 승리를 챙기지못하는 경기가 늘어나면 맥이 빠질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러다보니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오히려 선수들이 더 부담을 느낀다는 지적도 나왔다.  팀 성적이 처져 있고, 에이스가 나오는 경기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선수들에게 독으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로 또다른 에이스 박찬호도 퀼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오히려 패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도 핑계에 불과하다. 한화의 팀성적이 꼴찌로 추락한 가운데 등판하는 경기에서 연패를 끊고 승리를 만들어한다는 부담감은 누구보다 마운드 위에 있는 투수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류현진은 운도 따르지않고 있다. 6월 이후 어깨와 등근육 등에 피로누적 현상을 드러내며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는 경우가 잦아졌다. 들쭉날쭉한 등판일정속에 난타를 당하는 경기도 잦아졌다. 최악의 피칭을 보였던 지난 삼성전에서는 계속된 우천으로 인한 등판 연기가 독으로 작용했다.

지난 삼성은 류현진이 8일 SK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이래, 우천으로 로테이션이 계속 밀려서 열흘만에 등판했다. 경기감각 유지에 민감한 투수의 컨디션은 엉망이 되어있었고, 초반부터 구속과 제구력에서 모두 문제를 드러내며 속절없이 난타당했다.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신체적인 컨디션까지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류현진이 후반기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수 있을까. 류현진은 당초 올시즌 개인통산 100승 돌파가 유력해보였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총 89승을 수확했으며 6년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전반기에 뜻하지않은 악재로 단 3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두 자릿수 승리 기록을 위해서는 앞으로 7승, 100승 달성을 위해서는 그보다 +1이 더 추가되어야하는데 후반기에 10차례 정도 등판기회를 잡는다해도 7-8할대 이상의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류현진이 올시즌 컨디션이나 최근 한화의 팀사정을 감안하면 결코 이루기 쉽지않은 목표다. 류현진이나 한화나 개인성적에 집착할만한 사정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류현진과 한화에게는 무언가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대로 최악의 성적으로 자포자기하며 시즌을 마감할 경우, 그 트라우마는 당분간 오래 지속될수밖에 없다. 과연 류현진이 후반기 어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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