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웨이>의 강제규 감독이 2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예논빌딩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영화와 배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정민
배우들과 많은 대화 나눈 감독..."좋아하던 와인, 촬영 없는 날만 마셨다"지난 21일 개봉한 <마이웨이>는 내년 1월 14일 일본에도 개봉 예정이다. 중국에도 개봉하는데 그 시기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강제규 감독은 "중국 측의 심의를 아직 못 받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대략적인 개봉일은 2월 말이나 3월이 될 전망이라고. 각 "국가마다 정서가 다르기에 공개될 영화 역시 국내와는 다소 다르게 편집될 전망이다"라는 강제규 감독의 설명이 있었다.
장장 8개월의 촬영 기간과 후반 작업을 거쳐 영화는 완성했지만 감독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분명 있을 것이다. 강 감독은 예산 문제를 꼽았다. 본래 영화를 위해 요구했던 예산은 300억,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20억 정도가 삭감됐다. 대규모의 장비와 인력이 함께했던 만큼 예산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가장 복병이 날씨였죠. 우리 영화는 특성상 거의 다 야외에서 찍었거든요. 촬영 전까지 최소한 지역별로 5년 동안의 날씨 편차 데이터를 갖고 시작했어요. 심지어는 5년 간 풍속 기록까지 말이죠. 그런데 작년이 워낙 기상이변이 심했어요. 눈도 많았죠. 만약 10 정도로 눈이 온다고 쳐요. 50이 와서 쌓여버리면 다섯 배 이상의 비용이 버려지는 셈이죠."예상외의 폭설과 잦은 기상이변으로 촬영이 어려울 때도 있었다. 큰 사고 없이 예정된 일정 안에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건 천운이었다. 촬영 일정이 밀리거나 미뤄지면서도 그가 끈을 놓지 않았던 건 배우들과의 소통 덕분이었다. 지난 언론 시사회 때도 살짝 공개됐지만 강제규 감독은 배우들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판빙빙과 오다기리 죠가 말했던 '좋은 와인이 항상 감독 방에 있었다'는 이야기는 살짝 와전된 것이었다. "배우들과는 와인을 먹은 적이 없고 좋아하던 와인 역시 촬영을 들어가서 부턴 먹지 않았다"던 강 감독은 "먹고 싶어도 일주일에 하루 촬영 없는 날 한 잔을 했다"고 살짝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강제규 감독은 방으로 배우들을 부르기보단 본인이 직접 배우들 방에 가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준식(장동건 분)과 타츠오(오다기리 죠 분) 두 사람의 인간관의 조율과정에 섬세함이 필요했어요. 영화가 전쟁의 시대에 한국과 일본 청년이 만나 어떤 관계로 진화하는가 하는 과정을 그렸잖아요? 그걸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기에 맞는 감정과 대사의 수위를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엔딩에서 준식이가 군번줄을 끊어주려 할 때 타츠오 입장에선 '고맙다' 혹은 '미안하다' 등의 말을 할 법한 상황이었죠. 그 상황에서 대사 자체의 의미도 중요하겠지만 그 대사가 영화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배우들과 생각을 공유하려고 굉장히 많은 얘기를 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