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도가니>를 만나게 된 것이 예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또 뭘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연기를 하고 다른 배우들 스태프들의 에너지를 받으면서 그 안에 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민원기
2004년 영화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데뷔한 정유미. 여전히 많은 관객이 영화 <사랑니>에서 풋풋한 매력을 선사했던 그녀를 기억한다. 이후 영화 <가족의 탄생><좋지 아니한가><차우> 등을 통해서 늘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며 자신만의 색깔을 선사했다. 그리고 2010년 개봉한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2011년 제33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연기상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작품에 임했던 그녀에게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밝고 건강하고 털털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배우 정유미. 실제로도 상큼하고 발랄한 그녀를 영화 <도가니> 개봉을 앞두고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정유미는 싱그러운 미소와 반짝이는 눈빛 속에서 영화 속 진정성을 전달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차라리 실화가 아니라 꾸며진 이야기라면 어떨까'하는 고민도 했어요.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진정성이 잘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극 중 정유미는 무진의 인권센터 간사 서유진 역을 맡았다. 평소 당차고 거침없는 성격이지만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진심으로 눈물 흘릴 줄 알고 그들을 위해 함께 싸우는, 용기있는 인물이다. 서유진은 무진으로 내려온 강인호(공유)와 함께 아이들을 지키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가해자들과 맞선다.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 직접 겪은 분들이 있는 거잖아요. 이 영화를 선택하기까지 '내가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미 하기로 한 것이고 촬영이 끝나는 순간까지 할 수 있는 한 치열하게 내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가끔 공유 오빠나 아역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부럽기도 했어요. 서유진의 삶을 내 안에 담고, 이 삶을 다 표현하고 싶은데 안 될 때가 있어요. 뭔가 잘 안 될 때는 많이 힘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