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 최고의 화제작 <워낭소리>, 드디어 봤다. 이 영화는 나오기 전부터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독립영화인 만큼 영화 <우리 학교> 때 그랬던 것처럼, 여기저기서 이 영화를 같이 보자는 움직임이 미리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 관심을 끈 건 이 영화 배경이 '농촌'이라는 것. 그러니까 아주 단순하게 농촌 이야기를 '영화'로 만날 수 있다는, 그런 정도 기대감으로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 영화 볼 생각을 나는 하고 있었다.
어라? 그런데 이 영화를 두고 난리가 났다. 독립영화 사상 최고 히트작이 된 것으로도 모자라 박스오피스 예매 1위 자리마저도 가져갔다. 영화 만든 감독조차 그 갑작스런 '인기'가 두렵다고 할 만큼 빠른 속도로 사람들 입과 발을 타게 된 것이다.
독립영화가 잘 된 것도 좋고, 농촌 이야기와 부모님 삶에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좋고. 어느 모로 봐도 이 영화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다. 그 기분 좋은 행렬에 더 늦게 참여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얼른 이 영화를 봤다. 평일 오후였는데 자리가 거의 들어찬 걸 보니 이 영화가 갖는 힘이 실감난다. 특히 어르신들이 참 많았다. 제 아무리 유명해도 어르신들까지 발걸음 하게 만든 영화는 잘 없었을 테지. 영화 내용과 상관없이, 어르신들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 준 것만으로도 감독한테 크게 박수 쳐주고 싶다.
어쩌면 다큐멘터리 영화가 꾸며낸 이야기로 만든 영화보다 더 '극'적일 수가 있을까?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담아낸 이야기들을 엮었기에 '줄거리'를 채울 기본 내용이 탄탄했을 테지만 그래도 참 놀라웠다. 짜릿하기까지 했다. 나는 워낙 논픽션을 좋아하므로. 소중하게 생각하므로. 하지만 그 짜릿함은 어디까지나 '형식'에서 비롯한 것. 내용으로 들어가면 그 짜릿함은 어느새 무너지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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