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MBN
다른 주제들이야 우스갯소리로 치부해 넘겨들을 수 있었지만, '티아라 왕따 스캔들'을 언급할 때는 선을 넘는다 싶었다. 당시에도 그 후에도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유야무야 마무리됐던 터라 특정인의 입장만 언급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피해자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사건의 당사자도 아닌 소속사 대표가 입장을 밝힌다는 건 무리수처럼 보였다.
"제가 볼 때 너무 기가 막힌 거예요.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중대 발표한다고 그래. 그리고 화영이랑 효영이를 이것도 방송에서 처음 이야기하는데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찢었어요. 나가라. 너네 조건 없이 풀어줄 테니까 너네 일을 해라." (김광수 대표)
방송에서 김광수 대표는 일본 콘서트 당시 화영이 다리 부상을 당해 무대에서 빠지게 되는 바람(이를 결정한 건 김광수 대표 본인이었다)에 다른 티아라 멤버들이 무대 동선을 다시 짜느라 힘들었다는 사정을 언급하며 화영의 부상이 모든 상황의 시작이라는 투로 상황을 정리했다. 그러면서 "다른 티아라 멤버들이 와서 화영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으나 '부모님도 와 계시니 한국에 들어가면 이야기하겠다'며 일단락 지었다"고 부연했다.
그 사이 한국에선 티아라에 대한 루머가 퍼졌다. 여론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티아라 왕따 논란'은 2012년 7월 티아라 효민이 트위터에 "의지의 차이. 우리 모두 의지를 갖고 파이팅"이라는 글을 올리며 불거졌다. 다른 멤버들도 이에 동조하는 듯한 글을 올리자, 팬들 사이에선 당시 다리를 다쳐 일본 부도칸 공연에 오르지 못한 화영을 겨냥한 글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이후 멤버들이 화영을 따돌렸다는 소문이 퍼지며 티아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김광수 대표는 이런 상황을 모두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영과 (언니) 효영을 불러 계약서를 찢어버린 일을 언급하며, "저 친구들(화영·효영) 인생은 어떻게 하냐고 (걱정) 하다가 제가 죽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제작진은 '잘못을 했어도 아직 어린 화영의 앞날이 걱정',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 상황' 등의 자막을 넣었다.
이어서 김광수 대표는 "내가 생각할 때 티아라 아이들은 잘못이 없으니까 방송을 강행했다"며 "티아라 애들이 제 생일 때 가끔 온다. 그때 최고로 많이 운다. 미안해서. 내가 그때 조금만 참을걸. 기사 내면 안 된다고 했는데 내겠다고 했다. (멤버들에게) 미안하다고"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제작진은 출연자 개인의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방송이었다.
"저의 전 소속사 김광수 대표님께서 티아라 왕따 사건에 대해 발언하시는 방송을 보고 백번, 천번 고민하다가 어렵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화영은 10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김광수 대표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티아라를 사랑했던 모든 팬들과 비록 왕따, 불화라는 단어로 헤어졌던 멤버들에게도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면서도 김광수 대표가 "굳이 12년 전 사건을 편향되고 왜곡해 발언한 부분들을 바로잡기 위해 어렵게 진실을 말하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조목조목 되짚었다.
"티아라 멤버, 수많은 폭언 일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