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민중가요를 불러온 민중가수 한선희
한선희
(사)서울민예총 음악위원회가 제5회 민중가요 페스티벌 '데모스크라티아-국민을 주권을 혁명을 노래하자'를 연다. 윤석열 정권 2년 반 동안 벌어졌던 이태원 참사, 노조법 2조3조 문제, 친일 역사 논란, 전쟁 위기 고조 등을 각각의 소주제로 삼아 노래와 영상, 시낭송, 노래 퍼포먼스 극 등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페스티벌을 일주일 앞둔 10일, 진행·기획·공연을 맡은 한선희 민중가수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학생 시절 경기남부총련 노래단 '천리마'를 시작으로 노래패 '우리나라'에서 22년간 활동한 베테랑 가수다. 지금은 솔로이자, 여성트리오 '세여울'로 민중가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래는 이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국민 주권의식으로 현 시국 돌파하자는 메시지 전하고파"
- 민중가요 페스티벌이 5회를 맞았다. 그동안 공연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확고한 목표를 잡고 하나의 작은 문화집회처럼 만들고자 한다. 사회적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지키는 모습, 노동 현장과 연대하는 모습 등 지난 1년의 활동을 담았다. 또 친일 역사를 바로잡고, 국민의 주권 의식으로 현 시국을 돌파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래서 기존의 '새야새야', '죽창가' 등 노래를 편곡하고 '날으는 홍범도가'도 준비했다. 민중가요 외의 연주곡도 있다. 특히 이번 연주팀은 젊은 청년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기존의 4밴드를 벗어나 가야금,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등 그동안 민중가요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악기들로 구성해 새로움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 가수로서, 윤석열 정부가 문화예술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이전까지도 늘 민중가요를 비롯한 현장의 음악인들은 고정적인 수입도 없고 지속적인 무대가 있지도 않았다. 대안으로 음악교육 강사를 하거나, 신나는 예술여행 등 지원사업을 통해 그나마 수입을 만들 여지가 있었는데 이제 그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예술 강사들의 인건비를 한 푼도 반영하지 않았다 - 기자말). 예술가들을 구분하고 차별하는 행태들도 이어지고 있고, 문화예술의 역할을 모르는 무지가 계속되고 있다."
-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이태원 참사에서도 노래로 유가족과 시민들을 위로했다. 무슨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나.
"그저 함께 우는 마음이었다. 어떤 위로도 쉬이 전해지지 못한다는 걸 상상하면서도, 그저 이렇게밖에 그 슬픔에 공감을 드릴 수 없으니 자꾸 위축도 됐다. '울대가 막힌다'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다. 평소 부르는 만큼의 반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노래해야 했다."
- 어떤 가수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이젠 나도 지긋한 나이대가 되어가고 있다. 거침없고 저돌적인 모습으로는 충분히 노래해 봤으니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곳, 또는 그런 이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가수가 되고 싶다. 현재 솔로곡들도 그런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제5회 민중가요 페스티벌은 11월 17일 오후 5시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출연진은 김가영, 김민정, 김정은, 달로와, 류금신, 박정환, 손현숙, 송희태, 안계섭, 이경화, 한선희, 허영택, 노래로 물들다, 아카시아, 우리나라, 청년예술인연대(노지훈, 노태현, 박수빈, 이기쁨, 이윤창), 희망새, 배우 김진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