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 간판 스트라이커 스테판 무고사
한국프로축구연맹
그야말로 절실한 승부가 예고된 가운데 인천은 탈꼴찌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과거 구단을 살렸던 '생존 DNA' 본능을 깨워야만 한다. 과거 인천은 매 시즌 '강등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약팀이었다. 시즌 초반 부진한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반까지 다이렉트 강등 1순위였으나 시즌 종료를 앞둔 후반기에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매 시즌 잔류에 성공했다.
그 서막을 알린 시즌이 바로 2016년이다. 2016시즌 인천은 수원 삼성-광주-포항-성남-수원FC와 치열한 생존 싸움을 펼쳤다. 일찌감치 수원, 포항, 광주가 생존을 결정한 가운데 마지막 라운드에서 인천은 수원FC를 극적으로 제압하며 11위에서 10위로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인천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고 자력으로 생존했다. 경기 종료 후 관중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이후에도 인천의 생존 본능은 이어졌다. 2017시즌 전남-상무-광주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던 인천은 일찌감치 강등이 확정된 광주를 제외, 상무-전남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최종 9위로 생존을 확정했다. 2018시즌에도 팀을 이끌던 이기형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난 가운데 안데르손 감독이 소방수로 부임하며 팀을 구해냈다. 당시 월드컵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문선민(14골 6도움), 무고사(19골 4도움)의 맹활약에 힘입어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9시즌에도 강등 위기에서 살아남았다. 시즌 중반 안데르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떠난 가운데 故 유상철 감독이 사령탑 직을 이어받아, 처절한 사투를 펼쳤다. 결국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경남FC에 패배하지 않고 무승부를 기록, 10위 자리를 사수하며 자력으로 생존했다. 2020시즌에도 아픔은 반복됐지만, 인천은 끝내 웃었다.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임완섭 감독이 팀을 이끌었으나 개막 후 9경기 무승을 기록하며 무너졌고,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인천은 조성환 감독을 선임하며 반등에 나섰다. 조 감독 부임 후 인천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팀을 조립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FC서울 원정에서 승리를 따내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그렇게 매 시즌 반복됐던 인천의 생존왕 본능은 조 감독 부임 후 다소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인천은 조 감독 체제 아래 탄탄한 3백을 바탕으로 강력한 역습 축구를 전개하기 시작했고, 2021시즌에는 리그 8위의 성적으로 안정적인 잔류에 성공했다.
이듬해 인천은 더욱 강력해졌다. 구단 역사상 첫 파이널 A 그룹에 합류해 리그 4위를 기록, 전북의 코리아컵 우승으로 사상 첫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무대를 밟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인천은 2년 연속 파이널 A 진출을 기록했고, 아시아 무대에서 요코하마-카야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활짝 웃었다.
이번 시즌 분위기는 삭막하다. 시즌 중반까지 부진을 이겨내지 못한 인천은 결국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조 감독과 결별했고, 최영근 감독 체제로 들어섰으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이들에게 남은 기회는 단 3번이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이번 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전력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북과 황선홍 감독 아래 강력한 위용을 되찾은 대전, 그리고 강등 위기에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유한 대구까지 차례로 상대한다.
한편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무고사는 광주전 승리 이후 "우리가 힘든 상황에 있는 건 맞다. 2019년 경남전에 많은 원정 버스를 타고 온 팬들이 원정석을 가득 채워 우리를 응원해 줬다. 거리가 먼 전주까지 가는 게 힘든 건 알지만 와줬으면 좋겠다. 인천 팬은 우리의 12번째 선수다. 항상 큰 에너지를 받고 있고 감사드린다"라며 전북과의 맞대결에 대해서 각오를 드러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